RFA 소식통들 “당국, 만성적인 연료난 해결한다며 메탄가스 생산 강요”
  • ▲ 김정은 정권이 최근 연료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 김정은 정권이 최근 연료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분뇨로 메탄가스 만들어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려 원성을 사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개성 해선협동농장에서 거름을 내리는 사람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 정권이 북한의 만성적인 연료부족을 해결한답시고 “분뇨 등으로 ‘메탄가스’를 생산해 쓰라”고 강요해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9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당국이 갈수록 열악해지는 연료 문제를 해결한다며 주민들은 물론 공공기관에까지 대체연료를 적극 개발해 활용하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권하는 대체연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이 아닌 ‘메탄가스’라고 한다.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말고 분뇨와 퇴비를 모아 여기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모아서 음식물 조리와 난방용으로 쓰라는 지시라고 한다. 북한 당국은 이를 위해 소형 메탄가스 생산 장치 설계도를 각 가정에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설계도대로 ‘메탄가스 생산 장치’를 만드는 것은 주민들이 부담해야 한다고.

    소식통은 “북한의 산은 땔감용 나무를 마구잡이로 베어 내 헐벗은 민둥산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연료 문제는 식량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등장했다. 주민들은 심지어 여름에도 취사용 땔감을 못 구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주민들 "땔감 살 돈도 없는데 무슨 가스생산장치 만드냐" 원성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도 “거의 모든 가정집들에서 나무와 석탄을 주 연료로 사용한다”며 “나무는 날이 갈수록 사라지고 장마당에서 파는 땔감과 석탄은 부르는 게 값이 됐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북한 당국의 ‘메탄가스 자체 생산·사용’에 크게 부정적인 태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그는 “연료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하려고 당국이 대체연료를 연구한 것이 자체적으로 메탄가스를 생산해 사용하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 또한 ‘메탄가스 생산 장치’ 보급에 문제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한다. 사람과 가축의 분뇨를 한 곳에 모아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도 일이고, 여기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려면 특별한 설비가 필요한데 그 비용을 주민들에게 모두 떠넘기는 것도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당장 사용할 땔감과 석탄 살 돈도 없는데 무슨 수로 메탄가스 생산 장치를 마련하라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형편이 이런데도 주민을 위해 획기적인 대체 연료를 개발했다고 선전하는 당국을 보며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