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문재인 대통령과 진보 시민단체들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놓고 정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 간담회'를 찾았다. 금융위원회가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문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해 힘을 보탠 것이다.” 조선일보 8월 8일자.

     문재인 대통령은 그러면서 ‘실사구시(實事求是)’란 말을 했다. 이에 대해 선거 때 그를 밀어준 일부 세력이 반대를 한다는 것이다. 이 논란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옳고 그의 지지자’들이 전적으로 틀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율주행 차, 원격의료, 드론 등 미래 산업과 관련한 규제프리 지대를 조성하는 등, 실용주의적 경제운영에 의욕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그에게 표를 준 지지자 중 일부인 강경 이념파가 문 대통령의 전(專)보다는 자신들의 홍(紅)을 앞세우고 있다. 전(專)은 경제 전문성을 중시하는 입장, 홍(紅)은 좌익사상성을 더 중사하는 입장을 말한다.

     중국 문화혁명은 류 샤오 치와 덩 샤오 핑 등 실권파의 전(專)을 숙청한 마오쩌둥의 홍(紅)의 쿠데타였다. 이 갈등은 혁명중국을 근대 기술문명-산업문명-관리(管理)사회로 가져갈 것이냐, 아니면 마오처럼 ‘빈자(貧者)의 낙원(樂園)’으로 가져갈 것이냐의 생사를 건 노선투쟁이었다.

     마오는 10대 홍위병 ‘애새끼’들을 최면 시키고 세뇌 시키고 선동해서 그 좀비들의 폭력으로 주자파(走資派 : 자본주의로 달려가는 무리)의 씨를 말렸다. 결과, 중국은 거지가 되었다. 중국이라는 저 큰 나라가 그대로 완전히, 계속 거지가 됐어야 이웃의 우리가 안보상으로는 한걸 안심하고 살게 되었을 터인데...

     그러나 마오가 죽자 우리에게는 유감스럽게도(?) 덩 샤오 핑이 “자, 이제는 실사구시로 돌아가자. 중국은 지금 너무너무 가난하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아무러면 어떠나,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지. 그런 다음 그 토대 위에서 사회주의도 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이래서 지금 시진핑이란 ‘붉은 중화제국 황제’가 거들먹거리며 미국과도 힘을 겨루게 되었다.

     그러자 베트남도 공산주의 통제 경제로는 도저히 사람답게 먹고 살 방도가 없다는 걸 알고 도이모이라는 과감한 개혁-개방 정책을 채택해 지금 한창 잘나가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이나 배트남이 공산당 정치체제를 서구민주주의 비슷한 쪽으로 가져오는 거냐 하면 그건 천만에 말씀이다. 베트남도 “이런다고 우리가 마치 자연스럽게 서구 체제로 진회(natural evolution)할 것이라고 일부는 보는데 그런 일은 절대 있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중국과 배트남은 여전히 무서운 1당 독재-문화통제-상시사찰(査察) 체제다.

     그런데 북한은 왜 이걸 안 하고 못하나? 김가네 할배-아들-손자 3대를 워낙 현인신(顯人神 : 사람으로 나타난 신)으로 만들어 종교화했기 때문에, 아울러 주민에 대한 깜깜 독재와 차단이 워낙 심했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너무너무 못살고 못 먹였기 때문에, 그걸 서서이라도 풀어놓았다가는 그 거짓 아성이 와르르 무너질 걸 우려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땅의 좌익 근본주의자들은 중국과 베트남의 진짜 왕(王)좌익도 하는 실용주의와 실사구시를 한사코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이들은 정상 상태의 대화-소통-토론의 상대는 될 가망이 전혀 없는 치유불능의 고집-불통-수구-꼴통-구닥다리 증후군이라고 밖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시장을 적대하고, 시장 자율을 신뢰하지 않는 극열좌파의 대한민국 경제 망치기. 문재인 대통령이 과연 이들을 이길 수 있을까? 그러나 애 끓이며 걱정하지도 않겠고, 상관하지도 않겠다. 어차피 팔자소관대로 사는 거다. 알아서들 혀~. 망하는 선택을 한들, 내가 말란다고 해서 말 사람들도 아닌데, 그래서 너들이 나를 모른다고 하는데 낸들 너들을 왜 안다고 하겠느냐, 응?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2018/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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