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북한군, 중국에 밥솥 1000개 한꺼번에 밀수출… 北 권력기관-무역회사, 돈벌이 혈안”
  • ▲ 최근 북한이 개성공단에 남아 있는 '쿠쿠 밥솥'을 중국에 밀수출했다고 한다. 사진은 '위메프'에서 판매하는 '쿠쿠 밥솥' 이미지. ⓒ위메프 판매 페이지 캡쳐.
    ▲ 최근 북한이 개성공단에 남아 있는 '쿠쿠 밥솥'을 중국에 밀수출했다고 한다. 사진은 '위메프'에서 판매하는 '쿠쿠 밥솥' 이미지. ⓒ위메프 판매 페이지 캡쳐.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남겨놓고 온 재고품과 자재, 차량 등을 무단으로 사용한다는 보도는 이미 몇 차례 나온 바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개성공단에 남아 있던 전기밥솥을 대량으로 중국에 내다팔았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8일 “북한이 개성공단에 남한 기업들이 남겨두고 간 전기밥솥을 중국에 밀수출하고 있다”면서 “밀수출은 북한군 무역회사가 주도했다”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개성공단이 폐쇄될 때 한국기업들이 남겨두고 간 전기밥솥을 북한군 무역회사가 2017년부터 중국으로 조금씩 밀수출하더니 몇 주 전에는 1,000여 대의 전기밥솥을 한꺼번에 中단둥으로 밀수출해 외화벌이를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밀수출된 전기밥솥은 트럭에 실려 中남쪽 지역에 있는 한국제품 전문상점에 도매가로 넘겨졌다”면서 “이번 밀수출을 주도한 북한군 무역회사는 권력이 있는 곳이어서 개성공단 제품에 마음대로 손을 댈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 무역회사가 중국에 팔아넘긴 한국 제품은 ‘쿠쿠’ 밥솥이었다고 한다. 몇 달 전부터 현금으로 밥솥을 구입할 사람을 찾다가 조선족 중국인의 중개로 이번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한다.

    그는 “지난 5월에도 개성공단 밥솥이 중국으로 밀수출됐다”면서 “현재 공단에는 여러 종류의 전기밥솥 수천 개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머지않아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것이라는 보도 때문인지 권력이 있는 무역회사들이 창고에 보관돼 있는 한국제품을 중국에 팔아넘기려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자기네가 정한 한국 상품들의 가격표와 직접 제작한 카달로그까지 배포하고 있다고.

  • ▲ 북한군 무역회사가 만들어 中무역상들에게 뿌리고 있는 밥솥 카달로그. ⓒ'자유아시아방송(RFA)' 관련보도 화면캡쳐.
    ▲ 북한군 무역회사가 만들어 中무역상들에게 뿌리고 있는 밥솥 카달로그. ⓒ'자유아시아방송(RFA)' 관련보도 화면캡쳐.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남도 소식통은 “개성공단이 정상가동 될 때도 평성시장에서는 유출된 남조선 신발, 의류가 팔렸는데 품질이 좋아 북한 주민들에게 인기를 끌었다”며 “특히 개성공단에서 만든 칼과 도마는 지금도 장마당에서 잘 팔린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지금도 평성 장마당에는 ‘쿠쿠’ 전기밥솥이 들어오는데 한국상표가 붙어 있지는 않으나 밥솥에서 한국말로 안내가 나오는 것 때문에 개성공단 제품임을 짐작할 수 있다”면서 “중국산 전기밥솥은 장마당에서 30~50달러면 사지만 개성공단 제품은 200달러 이상에 팔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쿠쿠전자’의 밥솥이 북한 측에 의해 중국 등으로 밀수출되고 있다는 소식은 이미 몇 차례 나온 바 있다. 지난 6월 26일에는 본지가 “개성공단 밥솥 1만여 개 반출·유통설”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쿠쿠전자’는 개성공단에 밥솥 완제품 1만여 개와 42만여 개를 만들 수 있는 부품과 자재를 두고 철수했다. 이것이 북한 당국에 의해 중국 등으로 팔려나가고 있다는 주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