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돈, 화폐기능 상실… 장마당서도 위안화 거래

RFA “환전상들도 북한 돈 취급 안해… 위안화 없으면 아이스크림도 살 수 없어”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8.08 17:58:28
▲ 북한에서도 외면받는 북한 돈.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 나라의 경제가 얼마나 위기인지는 자국 화폐의 가치로도 알 수 있다. 북한에서는 지난 몇 년 사이 북한 돈보다 중국 위안화와 EU의 유로화, 미국 달러화가 더 많이 쓰인다고 한다. 최근 북한에서는 환전상(북한 표현은 ‘돈데꼬’)들이 아예 북한 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금까지는 개인 환전상이 북한 돈을 외화로 바꿔주면서 높은 수수료를 받아 이익을 챙겼는데 최근 환전상을 찾는 고객들 대부분이 中위안화를 달러나 유로화로 바꿔달라고 요청하면서 북한 돈 환전을 거의 않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달러나 유로화는 거액임에도 부피가 작고 보관이 쉬워 모두가 선호한다”면서 “지금 북한에서는 북한 돈보다 中위안화가 더 널리 통용되고 있는데 이를 많이 가진 무역일꾼이나 돈주들은 최근 들어 달러화로 바꿔 보관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설명했다.

북한 부자들 "가치 크고 부피 작은 달러 선호"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中위안화와 달러 환율은 6.2~6.5위안 당 1달러라고 한다. 한국의 외환 매매기준율(신한은행 8월 8일 기준)인 1달러 당 6.8위안보다는 中위안화 가치가 높지만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소식통은 “中 위안화를 많이 가진 돈주들이 액면가치가 높고 부피가 작은 달러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북한 돈주들이 中위안화에서 달러화로 갈아타는 것과 동시에 주민들이나 노동당 간부들 사이에서도 환전상을 찾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얼마 전 함경북도 무역부문 간부가 환전상을 찾아 위안화를 달러로 바꿨는데, 사법당국의 감시를 피하려고 관용 승용차를 타고 도심을 한 바퀴 돌면서 차 안에서 환전을 했다”고 설명했다.
▲ 북한에서 무엇보다 환영받는다는 美달러.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주민부터 노동당 간부까지 이처럼 비공식적인 환전상을 찾는 이유는 북한의 금융정책 때문이다. 노동당 중앙은 북한 주민들에게 가진 돈을 모두 은행에 예금하라고 종용하며 환전상을 통제하고 있다. 이때 누구든 간에 거액의 외화를 가진 것이 드러나면 자금출처 조사를 당하는 것은 물론 대부분 몰수당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대부분의 북한 사람들이 외화를 몰래 보유하면서 개인 환전상을 통해 바꾸고 있다.

北 장마당서도 더 이상 북한 돈 안 받아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남도 소식통도 비슷한 소식을 전했다. 또한 최근 장마당에서는 물건을 팔면서 中위안화만 받는 경우가 많아져 환전상 또한 中위안화를 달러로 바꿔주는, 즉 외화를 외화로 바꿔주면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심지어 아이스크림 같은 것조차도 中위안화가 아니면 살 수가 없다”면서 “상점이나 장마당에서 中위안화 사용이 점차 대중화되면서 북한 돈으로 바꾸려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베네수엘라나 이란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나라들이 겪는 일 가운데 하나가 자국 화폐 가치가 외화와 비교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북한 또한 대북제재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에 의존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북한 화폐가 점점 더 쓸모없어지는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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