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들 “선물 가격과 양, 해가 갈수록 싸지고 줄어들어 불만”
  • ▲ 한국의 마트 한켠에 쌓여 있는 中칭다오 맥주. 북한에서는 김정은이 북한군 고위장교에게 주는 귀한(?) 선물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의 마트 한켠에 쌓여 있는 中칭다오 맥주. 북한에서는 김정은이 북한군 고위장교에게 주는 귀한(?) 선물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은 김정일 때부터 부하들의 충성심을 얻는 방법으로 선물공세를 사용했다. 김정은 또한 집권 직후에는 부하들에게 나름대로 괜찮은 선물을 줬지만 최근에는 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지 북한군 고위 간부들에게 ‘칭다오 맥주’를 선물로 줬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7월 31일 “최근 북한군이 7월 27일 전승절을 맞아 대대장 이상 부대 지휘관들에게 中‘칭다오 맥수’를 선물했다”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당국이 전승절을 맞아 대대급 이상 군 지휘관과 정치위원들에게 中‘칭다오 맥주’ 20병 들이 한 상자씩을 선물로 줬다”면서 “당국은 이번 선물로 북한군 지휘관과 정치국원들을 격려하고 김정은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게기로 만들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번 선물 전달식은 북한군 대대장 이상 지휘관과 정치위원을 군단 또는 사령부에 모아놓고 진행했다”며 “지시문에는 선물로 준 맥주를 부하 장병들과 나눠 마시면서 장병들이 김정은의 배려에 충성으로 보답하도록 하라는 정치선동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그러나 “과거에 비해 (노동당 중앙에서 내려보내는) 선물의 양과 질은 낮아지고 정치선전에 나서라는 요구는 더 강해져 군 지휘관들이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연대장이나 연대 정치위원 이상 고위간부들에게 식음료 선물을 보내줬는데 2007년 7월 27일 전승절부터 대대장과 대대 정치위원 이상으로 선물 수령자를 넓히면서 양과 질이 하락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주장이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군 간부들 사이에서는 맥주 선물을 차라리 안 받는 게 오히려 마음 편할 것 같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무엇이든 일단 ‘선물’을 받고 나면 상급자들에게 인사치례를 해야 하고 휘하 장병들에게도 나눠줘야 하는데 적은 양의 선물을 어떤 사람에게는 주고 어떤 사람에게는 주지 못해 괜히 서로 감정만 상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었다. 소식통은 “어떤 지휘관은 선물을 받자마자 장사꾼들에게 팔아넘긴다”며 “장마당에는 벌써 군 지휘관들이 선물로 받은 中‘칭다오 맥주’가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어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일 집권 시절 북한은 노동당 고위간부와 북한군 고급 지휘관들에게 명절 때마다 많은 양의 육류·설탕·식용유 등 식료품과 헤네시 코냑, 조니 워커 위스키, 오메가 시계 등을 선물했다. 그러나 김정은이 집권한 뒤로는 선물의 가격이 매우 낮아졌고 양도 크게 줄었다. 이번에 김정은이 북한군 고위급 간부에게 나눠줬다는 中‘칭다오 맥주’ 한 상자는 중국 현지에서는 1~2만 원, 한국에서는 바(Bar) 등에서 비싸게 먹는다 해도 10만 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