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 전복죽· 삼계탕 육수 배달' 동영상 유튜브에... 하태경 의원 "신파 코미디"
  • ▲ ⓒ유튜브 영상 캡처
    ▲ ⓒ유튜브 영상 캡처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서울시 공무원들을 위해 주 5일제는 물론 주 4일제를 택하고 싶다"

    언론 인터뷰 등에서 '저녁이 있는 삶'을 강조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주말에 시청공무원을 동원해 '옥탑방 밥 배달'을 시킨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지난 주말 아침 시청공무원들이 구청 순찰차를 이용해, 박 시장에게 전북죽과 삼계탕 육수, 생수 등을 배달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박원순 시장은 이달 22일부터 '서민체험'을 명분으로 1개월 동안의 옥탑방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공무원이 주말 아침, 박 시장에게 음식물을 '배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 시장의 옥탑방 체험 진위가 의심을 받고 있다. 

    박원순 시장 아들 병역비리 의혹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던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은 28일 이른 아침부터 박 시장이 머물고 있는 강북구 삼양동 주택 1층 현관 앞에서 동영상을 촬영했다. 영상에는 공무원들이 구청 순찰차를 이용해 음식물을 전달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취재 결과 음식물 배달에 나선 공무원은 서울시 자치행정과 소속이었다. 

    영상을 촬영한 시민단체 회원은 “밥을 해 먹지 않고 공무원에게 배달 시키는 것이 서민체험인가”, “휴일에 동원된 공무원은, 박 시장으로부터 잘 먹는다는 인사는 받고 배달하는 거냐”고 질문했다. 영상 속 공무원들은 이 관계자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동영상에는 박 시장의 행태를 비난하는 댓글이 상당수 달렸다. 

    댓글 가운데는 “주말에 여러 사람 불편하게 하는 게 무슨 서민 시장이냐”, “옥탑방에서 잠만 잔다고 서민체험이냐”, “일요일엔 공무원 동원해 죽 배달, 경찰공무원 통해 출근길 보호받는 게 서민 체험인가” 등의 부정적인 내용이 많다.   

    절박한 서민의 삶을 직접 몸으로 느끼고, 강북의 균형 발전을 구상하겠다던 박 시장의 말과, 그가 보여준 행동의 괴리감이 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박 시장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무더위에 수고한다고 선풍기를 보내셨다. 마치 신접살림에 전자제품 하나 장만한 것처럼 아내가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박 시장이 거주하는 방에는 에어컨이 없다. 주민의 삶을 가까이서 느끼기 위해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하태경 의원은 “완전 신파 코미디다. 에어컨 켜고 맑은 정신에 일하는 게 맞지 않을까. 진짜 서민 체험을 하고 싶다면 한 달이 아니라 임기 4년 내내 옥탑방에 사시길 권한다”고 꼬집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주장하는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이 소란을 펴 인근 주민들이 밤새 잠을 설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시장께서 미안한 마음에 일부 주민을 모시고 식사를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한 달 동안의 옥탑방 체험이 끝나면, 종로구 가회동 북촌 한옥마을에 위치한 공관으로 돌아간다. 2015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가회동 공관은 지하1층, 지상2층의 단독주택이다. 관사의 전세보증금은 28억원, 연간 관리비는 3천 만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