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호 '나우' 대표 등 국가인권위 앞 회견 "조평통 대변하나... 탈북민들 불안 떨어"
  • ▲ 지성호 북한인권단체 나우(NAUH)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의 탈북 여종업원 재조사 결정 취소를 요구했다. ⓒ 사진 뉴데일리 백요셉 기자
    ▲ 지성호 북한인권단체 나우(NAUH)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의 탈북 여종업원 재조사 결정 취소를 요구했다. ⓒ 사진 뉴데일리 백요셉 기자

    ”국민 여러분, 우리 탈북민을 지켜주십시오.”

    3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 한쪽 팔목과 다리가 잘린 탈북민 한 명이 무릅을 꿇고 이마를 바닥에 찧었다. 

    “자유를 찾아온 많은 탈북민들이 불안해서 못살겠다고 합니다. 국가인권위는 북한 조평통의 대변인 입니까?”

    중국 북한 식당 여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 경위를 재조사하겠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 탈북민들은 격렬하게 반응했다. 국가인권회가 입주한 건물 앞에서 머리를 바닥에 찧으면 절규한 사람은 북한인권단체 나우(NAUH) 대표인 지성호씨였다. 

    연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당시 목발을 들어 올리며 북한 인권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그는, 이날 국가인권위 앞에서 무릎을 꿇고 “도와주십시오”라는 말을 반복했다. 

    기자회견에는 지성호 대표를 비롯한 나우 회원과 국내 탈북단체 및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이 함께 자리헸다. 이들은 “대한민국 정부가 또 다른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의 재조사 결정을 정면에서 비판했다. 

    "자유 찾아온 이들에게 잔인한 십자가 지우고 있다"

    특히 지성호 대표는 “목숨 걸고 자유를 찾아온 이들에게 인권위는 가장 잔인한 십자가를 지우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앞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북한 여종업원이 집단 탈북해 국내에 입국한 2016년 4월부터, 국정원 공작 입국설 등을 퍼트리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민변은 같은 해 5월, '북한 여종업원들이 자유의사가 아닌 타의에 의해 강제로 입국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법원에 인신보호신청을 내기도 했다. 사건을 심리한 1, 2심 재판부는 각하 결정을 내리면서 “이 청구는 인신보호법상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탈북 종업원들이 2016년 8월 순차적으로 북한이탈주민 호보센터를 퇴소했고, 여종업원들이 자유에 제한을 받고 있다고 볼 자료나 정황이 없어, 인신보호를 청구할 이익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대법원3부도 “원심의 각하 결정에 위법이 없다”며 민변의 재항고를 기각했다.  

    당시 민변은, 북한에 있는 탈북 종업원들의 가족을 대리해, 국가정보원을 상대로 인신보호신청을 냈다. 법원의 결정으로 여종업원들의 자유가 침해 받고 있다는 민변 측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으나, 진보 진영에서는 그 뒤에도 유사한 주장이 거듭 나왔다.

    민변은 대법원 확정 결정 직후 인권위에 진정서를 내, 직권 재조사를 요청했다. 인권위의 재조사 결정은 민변의 진정서에 대한 답변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여종업원 기획 입국설 등 음모론이 불거질 때마다 북한인권단체들은 기자회견과 논평 등을 통해 그 부당함을 호소했다. 

    북한 정권은 탈북을 체제에 대한 반역으로 간주, 공개처형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당사자 뿐만 아니라 그 가족도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 고문을 당한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북한 여종업원들을 상대로 자의에 의한 탈북인지를 캐묻는 행위는, 명백한 인권침해라는 것이 탈북단체들의 항변이다. 

    지성호 대표도 이런 현실을 지적했다. 지 대표는 “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인권위가, 탈북여종업원들에게 비인권적 답변을 무조건 강요하려 하고 있다”며, 재조사 결정의 취소를 촉구했다. 

    지 대표는 “탈북여성들에게 원치 않는 인터뷰를 강요하고, 가족과 북한을 배신했는지 여부를 조사해 북한 당국에 알리려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느냐”며, 인권위의 행태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인권위의 공정성을 신뢰할 수 없다”며, “우리 국민이 북한으로 다시 끌려가는 처참한 상황 만은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북한은 최근 이산가족 상봉의 전제 조건으로 탈북 여종업원 북송을 요구했다. 우리민족끼리, 조평통 등 북한의 대남선전매체도 '국정원 납치설' 등을 주장하면서, 남남갈등을 유인하고 있다.

  • ▲ 지성호 대표가 기자회견 도중 “국민이 탈북 여종업원들을 지켜달라”며, 무릅을 꿇고 절을 하고 있다. ⓒ 사진 뉴데일리 백요셉 기자
    ▲ 지성호 대표가 기자회견 도중 “국민이 탈북 여종업원들을 지켜달라”며, 무릅을 꿇고 절을 하고 있다. ⓒ 사진 뉴데일리 백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