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무장 군인이 지키는 양어장이 무슨 민간시설…‘노동신문’은 ‘기레기’들”
  • ▲ 지난 17일 北선전매체가 보도한 김정은 현지지도. 군 식료품 공장을 찾았을 때 모습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7일 北선전매체가 보도한 김정은 현지지도. 군 식료품 공장을 찾았을 때 모습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선전매체들은 최근 김정은이 중국과의 접경 지역과 강원도 일대를 돌면서 주민들을 위한 현지지도에 열심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그런데 실은 김정은이 찾아다니는 곳은 거의 군수공장이거나 북한군이 운영하는 시설이고, 현지지도를 가는 곳에는 김씨 일가를 위한 휴양소 ‘특각’이 있는 곳이어서 사실상 놀러 다닌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8일 김정은의 현지지도와 관련해 북한 주민들이 불만을 표하고 있다는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김정은이 지난 7월 17일 함경북도에서 했던 현지지도에 대해 주민들이 비난하고 있다”면서 “군수산업시설을 방문해 놓고 마치 주민들의 생활을 위해 찾은 것처럼 선전하는 당국의 행태에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김정은이 찾아간 함경북도의 ‘석막 대서양 연어 종어장’, ‘낙산 바다연어 양식장’은 무장한 북한군이 지키고 있어 평범한 주민들은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곳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주민들을 위한 양식장이라면 왜 무장한 군인이 경비를 서느냐”며 “주민들은 겉모습만 양식장일 뿐 속에는 군사 시설이 있거나 특수한 실험을 하는 곳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같은 날 찾았던 청진조선소의 경우에도 잠수함과 어뢰정을 생산하는 군수시설이라고 한다. 현재는 자금과 설비 부족으로 가동을 멈춘 상태이며 근로자 대부분은 건설현장에 동원된 상태라고 한다. 소식통은 ‘관모봉 군수기계공장’ 산하의 ‘라남 탄광기계공장’ 또한 과거에는 탄광용 기계를 만드는 곳이었지만 김정일이 집권한 뒤부터 포탄과 수류탄 등을 만드는 군수공장으로 전환된 곳이라고 지적했다.
  • ▲ 7월 하순 강원도 양묘장을 찾은 김정은. 이곳에도 특각들이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7월 하순 강원도 양묘장을 찾은 김정은. 이곳에도 특각들이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주민들이 김정은의 현지지도를 비난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인이 투자해 운영하는 업체를 마치 순수한 북한 기업인 것처럼 위장해 선전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

    이 소식통은 “과거 완전히 파괴됐던 청진화학섬유공장 부지에 2015년 새로 지은 청진가방공장은 중국인이 자재와 설비, 기술을 대고 북한 근로자들에게 300위안(한화 약 4만 9,000원)의 월급까지 주는 중국 투자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김정은이 이곳을 현지지도했다고 떠들자 북한 주민들은 “저거 휴양하러 청진에 온 거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이 들렀던 함경북도 경성군과 어랑군은 한쪽에는 산, 다른 쪽에는 바다가 펼쳐져 있어 김일성 때부터 김씨 일가가 즐겨 찾는 곳이라고 한다. 이 지역에는 김일성이 애용했던 특각도 많으며, 김정은 또한 2015년 온포지구에다 자신이 쓸 특각을 지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다른 이야기도 전했다. 주민들은 ‘노동신문’ 등이 아무리 노동당 선전매체라지만 김정은의 현지지도 실상을 사실대로 보도하지 않는 데 대해 황당해 하며 분노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