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동 여연원장 "보수의 가치 선점해야 한국당이 살아… 성장 없는 진보는 지속될 수 없어
  • ▲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재선·도봉구을)은 26일 국회 의원 열람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재선·도봉구을)은 26일 국회 의원 열람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자유한국당이 광야에 서 있다. 한국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2석 확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집권 여당의 인기 고공행진에도 설마설마하던 한국당이었지만, 민심은 매서웠고 뼈아픈 참패는 현실이었다. 

    좌파 정부 10년을 내주긴 했어도 줄곧 우리 정치사의 주류 세력이었던 한국당이 한순간에 비주류로 밀려났다. 현재 한국당 앞에 놓인 수많은 해결 과제도 결국 다시 '대안세력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뉴데일리는 26일 당의 '두뇌'로 불리는 여의도연구원의 신임 원장에 취임한 김선동 의원(55·재선·서울 도봉구을)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당 재건·보수 재건 프로젝트' 청사진을 들어봤다. 

    김선동 의원은 자타공인 당의 험지(險地) 전문가다. 김 의원은 2008년 4·9 총선에서 당시까지만 해도 진보 진영(민주당 계열)의 텃밭이던 도봉을 지역에서 사상 처음으로 보수당의 깃발을 꽂은 인물이다. 

    당시 초선에 도전하던 김 의원의 상대는 참여정부에서 초대 정무수석을 지내고 도봉을에서만 3선에 도전하는 잔뼈 굵은 정치인인 유인태 의원(현 국회 사무총장)이었다. 

    "소통·공천 실패가 패망 원인" 

    김 의원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문제로 새누리당이 분당되고 당이 가장 어려울 때 원내 수석 부대표로 지명받았다. 새벽녘 정우택 원내대표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아든 김 의원은 숨돌릴 겨를도 없이 당 수습과 여야 간 합의를 동시에 진행해야 했다.  

    그리고 최근 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맡은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김 의원을 찾았다. 그간 김 의원이 보여준 실무 능력과 위기관리 능력을 알아본 것이다.  

    그렇지만 김 의원도 이번 상황만큼은 어렵다고 진단한다. 그는 한국당이 처한 현 상황을 "광야"라고 표현했다. 한국당이 험지로 밀려난 이유는 무엇일까. 

    김선동 의원은 "우리 헌정사에서 자유한국당 계열이 아닌 세력이 집권했던 것은 10년 정도 말고는 없다. 우리는 국민들에게 큰 빚을 진 당"이라며 "나라와 민족에 대한 애국심으로 조국 근대화의 성공을 이끈 당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 때문에 그동안 집권이 가능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그러나 전적으로 믿어준 국민들을 우리가 놓쳤다"며 "국민의 바람을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반성했다. 

    그는 "나라가 어려운 시절의 목표와 경제 12대국으로 강해진 상황에서 국민의 생각과 목표는 다를 수 있는데 우리 당은 '국민의 삶이 실제로 어떤가' 하는 부분의 고민이 빠져 있었다"며 "이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맛이 조금 덜한 음식도 예쁘게 데코레이션을 하면 사람들이 사 먹는다"며 "이제는 우리 당도 옳은 것만 무작정 주장할 게 아니라, 당의 모습을 트렌디하고 맵시있게 바꾸어 질 좋은 상품이 소비자들의 구매와 연결될 수 있는 매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의 실패 원인이 소통 전략 부재와 공천 실패에 있다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현 집권세력은 오랫동안 시민사회단체 등 네트워크를 통해 집권할 수 있는 진지를 구축해왔지만, 우리 당은 전적으로 밀어주던 국민만 의지하다가 막상 국민들이 실제 서 있는 삶의 '현장'을 놓쳤다"며 "우리와 같은 정체성을 가진 사회 세력과 손도 잡고 서로 도움을 줘가면서 현장과 소통하며 상황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갔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설명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좀 더 세련되게 전달했다면 지난 지방선거 결과도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메시지도 첫째는 '미북정상회담이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북한이 핵을 제거한다면 더 많은 대북지원을 할 용의가 있다' 세 번째는 '다만 실제 북한의 의지가 있는지 그것만은 예의주시하겠다'고 했다면 국민이 이토록 혼찌검을 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이어 "안전하고 올바른 평화를 지향하기 위해 (북한의 의도를) 의심한다고 했다면 국민들이 우리 당을 신뢰할 수 있는 노선을 가진 정당으로 봐줬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애국심과 진심이 있다면 믿어줄 것으로 생각했지만, 결국 진심도 잘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부부 사이에도 사랑을 표현해야 하는 것 아니겠냐. 더더군다나 국민을 상대로 한다면 표현을 바꾸는 것도 예의"라고 했다.  

    김선동 의원은 한국당 내 또 하나의 취약점으로 공천문제를 꼽았다. 

    김 의원은 "평소에 사람을 찾지 않고 선거 때가 되어서 좋은 사람을 고르려고 하니 (인재풀이) 들쭉날쭉했다"며 "공천권을 가진 특정 주류 세력이 한쪽 편 사람들을 심어버리면 이런 공천이 과연 사회적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발전하려면 이제는 위에서 내리 꽂는 공천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풀뿌리 민주주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젊은 세대를 육성하고 구의원·시의원·국회의원 등이 함께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정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 ▲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재선·도봉구을)은 26일 국회 의원 열람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재선·도봉구을)은 26일 국회 의원 열람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손쉬운 인적청산 대신 젊은 세대 키워야 

    김선동 의원은 한국당 내 인적청산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단순한 인적청산이 아니라, 사람을 리크루트할 시스템을 갖추는 게 본질적으로 중요하다"며 "누구를 베어내자는 것은 가장 자극적이고 손쉬운 방법으로 근본적인 처방책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마이너스 정치가 아니라 전진의 정치를 하다 보면 당내 계파 문제가 끼어들 틈이 없다. 자동으로 소멸할 것이다"고 했다. 

    이어 "당을 지킨 세력이나 복당한 세력이나 도덕적 우위를 다투게 하기보다 국민 삶을 챙기고 나라의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을 가다듬으면 된다"며 "결과적으로 현장 중심의 정당 정책으로 간다면 거기에 계파가 설땅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작은 그릇 안에서 나와 상대만 보니까 싸우게 되고 생각할수록 미운 것"이라며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계파 문제는 국민들이 요구하는 당의 정체성과는 관련 없는 아주 작은 문제이자 우리들만의 문제"라고 했다. 

    김선동 의원 역시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김 의원은 "제 스스로 당을 지켜야 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때는 '동료 의원들이 탈당하지 않았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도 했다"며 "그렇지만 다시 합쳐지면서 느낀건 아픈 상처를 들추기보다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상처를 치유하고 자기 고백도 나오고 하는 게 당이 가야할 흐름이었다"고 했다. 

    그는 "흐름을 따라오지 못하거나 역행하는 사람은 인위적 도태가 아니라 유권자인 국민, 언론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라며 "굳이 그들을 내치기 위해 칼을 휘두르지 않아도 될 것이다"고 했다. 

    당내 소장 개혁파 모임인 '민본21'에 속해 있던 김 의원을 두고 새누리당 분당 사태 당시 많은 이들이 그가 결국 탈당파에 합류하지 않겠는가 하는 추측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마지막까지 '서울'을 흔들림 없이 지켜내는 것이었다. 한동안 그는 서울 48개 지역구에서 유이(唯二)한 한국당 의원이었다. 

    이 대목에서 김 의원이 추구하는 '느림의 정치'를 읽을 수 있었다. 그는 조금 늦더라도 함께 가는 정치를 추구하고, 책임 공방을 벌여 상대를 쳐내는 '뺄셈 정치'가 아니라 새로운 리더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는 '덧셈 정치'를 추구해왔다고 자부하고 있다.  
  • ▲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재선·도봉구을)은 26일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재선·도봉구을)은 26일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한국당은 자유와 인권, 시장, 공동체라는 가치를 선점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한국당이 선점해야 할 4가지 가치: 인권, 자유, 공동체, 시장

    김 의원은 '인적청산'과 같은 자극적인 카드 대신 신(新)보수의 토대가 될 방향을 세우는 '본질적인 개혁'에 관심을 두고 있다. 보수가 방향을 삼아야 할 담론과 구호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길 원한다. 

    한국당 개혁의 키를 쥐고 있는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인적청산보다는 보수의 가치를 세우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김선동 의원을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임명하며 '당 개혁, 국가개혁과 관련해 생각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구상하는 당 개혁 방향이 곧 혁신비대위의 과제가 되는 셈이다. 

    김 비대위원장과 김 의원의 인연은 2017년 우연히 만난 외부 행사가 계기가 됐다. 둘의 대화 주제는 자연스레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흘렀다. 

    김 의원은 "당시 여론이 일방적일 정도로 친정부적이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 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고 외쳤지만, 실제로는 적폐청산에만 올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 결과는 정부가 뜻한 것과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며 "김병준 위원장도 적폐청산보다는 산업 분야 구조조정, 성장 담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국가의 역할에 대해 문 위원장이 '청소년들에게 나라가 지정한 춤을 추게 할까, 막춤을 추가할까 하면 누가 나라에 맞춰 춤을 주겠느냐'는 말을 했다"며 "국가 주도라는 큰 병폐를 없애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진보라는 가치는 매력적이지만, 성장이 없는 진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현재 진보는 성장의 담론이 없고 실천할 정책적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가주의가 아닌 자유주의, 대중 영합주의와 대척점에 있는 합리주의가 보수적 가치임을 대중들에게 알려야 한다"며 "지금처럼 상대편에게 무방비로 가치를 선점당하고, 그것이 지지계층의 축소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이 선점해야 할 가치 4가지를 선정했다. 그는 "한국당은 앞으로 정치적으로는 '자유와 인권', 경제에서는 '시장의 가치', 사회적으로는 '공동체'라는 가치를 선점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 ▲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재선·도봉구을)은 26일 국회 의원 열람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재선·도봉구을)은 26일 국회 의원 열람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문재인 정부는 희망 아닌 절망"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김선동 의원은 현 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국민의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한국당이 대안세력으로 우뚝 서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김 의원은 "실제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을 보니 국민 삶의 질을 전혀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희망이 아닌 절망이다. 소득주도성장은 말만 그럴듯할 뿐 검증되지 않은 경제실험"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을 하려면 소득이 늘어야 하는데 최저임금인상과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을 동시에 시행하면서 오히려 소득이 줄어들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설사 임금이 올라도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일을 하고 싶어도 더 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좋은 시절 동안 탕진하고 난 다음이 문제"라며 "성장 잠재력을 다 잃어버리고 나면 무엇으로 일어설 수 있을 지 참으로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김 의원은 비록 좌파이지만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을 좋아하게 된 이유도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실정에 낙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보다 이틀 먼저 집권했는데 경제 정책은 문 대통령과 정 반대로 펴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세금을 들여 공무원을 늘려 일자리를 만들자고 했지만, 마크롱은 공무원을 축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마크롱은 노동의 경직성을 해소해 유럽의 병자 프랑스를 1년여만에 부흥시키고,  '세계 기업들이여 프랑스로 오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있다"며 "반면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민노총이나 노조의 기득권 지키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문재인 대통령도 나름의 좋은 강점이 있겠만, 대통령으로서 이 시기에 하지 않으면 일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정부의 국정 운영을 점수로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문 정부는 애당초 엉뚱한 문제를 내놓고 답을 풀려고 하기 때문에 채점이 불가하다"며 "국가적 과제와 시대적 과제를 구별하지 못하고 완전히 엉뚱한 문제를 풀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국가적 개혁이 없이 그들만의 개혁, 그들만의 정치가 되고 있다"며 "특정 지역과 특정 이념 성향의 시민단체에 기반하는 인사행태와 제한된 특정 소수 그룹이 대표성을 갖는 정치 권력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본인들의 편협한 세계관에 매달리면 국민통합적 권력이라고 평가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우리 당도 반성해야 한다. 민주당이 '친노동'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 당은 '반(反)노동'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특권화, 기득권화된 노동운동 세력이 아닌 대다수의 건강한 노동세력과 근로자를 살피고 보호 육성하는 일을 한국당이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인권 이야기를 하고, 남북화해를 중시하면서도 정작 한반도 절반 지역의 인권은 포기했다"며 "문 정부가 북한 주민의 인권을 무시한다면 우리는 사회 어두운 곳에 있는 약자와 북한 주민의 인권까지 챙기는 명실상부한 인권 정당이라는 담론과 발상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하나하나 따져보면 우리에게 담론이 없는 게 아닌데 놓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자신이 믿고 있는 것에 대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실천하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이 국민의 삶과 안전 관련된 일을 흩트리는 권력은 부여받지 않았다"며 "국민이 안심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대통령직의 기본 임무이고, 자신의 이상 실천은 플러스 알파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알파가 전부인 것처럼 끌고 간다"고 비판했다.
  • ▲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재선·도봉구을)은 26일 국회 의원 열람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재선·도봉구을)은 26일 국회 의원 열람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투쟁 정치 대신 흥겨운 정치로 

    김 의원은 여의도 연구원을 통해 다음 세대를 길러내는 정치인을 꿈꾸고 있었다. 그는 "정치는 스마트하고 가벼워야 한다. 흥겹고 희망을 줘야 한다"며 "거창한 대의명분을 걸고 상대를 쓸어버리려고 한 십자군 전쟁 처럼 너무 무겁고 투쟁적인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이어 "힘을 합치려면 젊은 세대가 중요하다"며 "거침없이 생각하고 꿈을 꾸는 청년과 청소년들을 배려해야 한다. 청소년·청년이 힘들면 나라에 희망이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시진핑 중국 주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시진핑의 멋있는 말이 하나 있다"며 소개했다. 

    '청년이 강하면 나라가 강하다. 청년이 흥하면 나라가 흥한다. 그런데 청년이 꿈을 잃으면 중국이 망한다' 

    김 의원 역시 청년 정책에 관심이 많다. 19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을 때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으로 역임하며 청년층을 위한 실무에 뛰어 들었다. 원내 수석일 때는 정우택 원내대표를 설득해 국회에 '청년미래특별위원회'라는 비상설 특위를 설치하도록 권유했다.   

    그는 "온실 속에서 보호 받는 게 아니라 강하게 길러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청년을 만들고 싶다"며 "젊은이들이 다원화된 세상에서 자기 존재의 소중함을 채 느끼기도 전에 절망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했다. 

    김선동 의원은 시대적 리더십에 대해 "메시야적 리더를 많이 꿈꾸지만 TV에 나와 인기를 얻어 순간적으로 선택된 지도자는 수명이 길지 않다"며 "국민이 묵묵히 지켜보다 '저 사람 괜찮네'하는 지도자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했다. 

    이어 "예전엔 훌륭하고 잘난 사람들을 지도자로 시켜줬지만,  이제는 타인을 배려하고 자기가 먼저 희생할 줄 아는 데서 국민들의 마음의 동의가 나올 것"이라며 "거창한 지도자가 아니라 묵묵히 헌신하고 배려하는 사람이 영향력을 갖게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불가능을 가능의 영역으로 바꿔내는 예술과 같다"며 "우리의 진정성이 확인되면 다시 우리의 국가 생각하는 애국심과 열정, 헌신 이런 것들이 보여줄 수 있다"고 확신했다. 

    명품은 시간이 지나도 가치를 잃지 않는 법이다. 김선동 의원이 본질에 집중하는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어쩌면 고전적이고 진부할지 모르는 '공동체 정신' '배려' '희생' 이라는 본질을 다시 세우는 작업이 명품·진품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정도(正道)임을 험지에서 생존하며 배운 것이다. 

  • ◎ 김선동 의원은...

    고려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 학사를 마치고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책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정치에 발을 들였다. 2008년 서울 도봉구을에서 당시 통합민주당 후보였던 재선 의원 유인태를 꺾어 초선 의원이 됐다. 

    이후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18대 국회의원,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 20대 국회의원,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를 거치며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았다.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한국다문화청소년센터 이사장을 역임하며 청소년·청년 층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나타냈다. 현재 여의도연구원장에 취임해 당과 보수 재건 작업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