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中사업가들 ‘北이 또 환치기 은행 차렸나’ 의심”
  • ▲ 北선전매체가 소개한 평양 시내 은행의 외환창구.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北선전매체가 소개한 평양 시내 은행의 외환창구.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북한에 외화를 송금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북한 당국이 中사업가들에게 “달러는 어렵지만 제3국을 통한 中위안화 송금은 제재를 피할 수 있다”면서 대북투자를 유도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중국 소식통은 “중국에 나와 있는 北경제관료들이 ‘대북제재로 美달러나 EU의 유로는 북한으로 송금할 방법이 없지만 中위안화는 얼마든지 보낼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면서 “북한은 이런 주장을 앞세워 중국 기업인들로부터 투자를 받으려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관료들은 “中위안화를 북한으로 보낼 때 제3국을 경유하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걸리지 않는다”면서 “다만 제3국을 경유해야 하므로 송금한 뒤 평양에서 이를 찾으려면 며칠이 걸린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그런데 북한 측은 어떤 은행에서, 어떤 방법으로 송금하는지, 경유하는 제3국이 어디인지는 구체적인 설명을 못 하고 있다”면서 “나중에 진짜로 투자 자금을 북한에 보내면 그때 자세한 송금 방법을 설명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中단둥 소식통은 “북한 관료들이 中위안화를 제3국을 통해 북한으로 송금할 수 있다는 주장은 나도 들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일반적인 무역일꾼이 아니라 고위 간부들이 했던 이야기”라며 “허튼 소리는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국제금융계에서 편법과 불법을 일삼아 온 북한이 동남아의 우호국에 비밀리에 은행을 설립한 뒤 국제송금을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중국 소식통들은 북한이 “中위안화를 제3국으로 보냈다가 다시 평양으로 들여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中사업가들은 “북한이 제2의 광선은행을 동남아 어디에 설립해 놓은 게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달러나 유로는 안 되지만 中위안화는 된다”는 주장을 들어 “제3국을 통해 불법송금을 하는 과정에 중국 은행이 개입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광선은행’은 북한 정부가 세운 외국환 전문 은행이다. 美재무부는 2008년 8월 ‘광선은행’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1718호를 위반한 기업들과 거래했다며 미국 내 자산을 모두 동결했다. 2013년 3월에는 中공산당 정부가 단둥에 있는 ‘광선은행’ 지점의 모든 자산을 동결하고 폐쇄조치를 취했다. ‘광선은행’은 또한 논란이 됐던 ‘훙샹그룹’ 사건과 관련이 있어 중국과 북한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국제 금융계는 2017년 3월 ‘광선은행’의 SWIFT 접속 권한을 박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