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美대사관서 개성공단입주기업 등과 간담회 “北과 대화 많이 해 달라” 요청에 무응답
  • ▲ 마크 램버트 美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대행은 26일 주한 美대사관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마크 램버트 美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대행은 26일 주한 美대사관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들에게 직접 “북한이 비핵화하기 전에는 경제협력을 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연합뉴스’와 ‘뉴스1’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주한 美대사관에서는 현대아산과 개성공단입주기업 등 남북경제협력을 촉구하는 기업 관계자 10여 명과 마크 램버트 美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대행이 간담회를 가졌다고 한다. 한 시간 가량 열린 간담회에서 램버트 부차관보 대행은 남북경제협력을 보는 미국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간담회 참석자들이 ‘연합뉴스’와 ‘뉴스1’ 등에 알린 내용에 따르면 램버트 부차관보 대행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원칙이 확실히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는 북한 비핵화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는 대북제재를 완화할 수 없고, 제재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으므로 남북경제협력을 재개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고 한다. 다른 참석자는 ‘뉴스1’에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남북경제협력은 어림도 없다는 메시지였다”고 전했다.

    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미국은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남북경제협력이 안 된다는 취지였다”면서 “그동안 우리 정부가 남북경제협력에 미온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미국의 벽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램버트 부차관보 대행과의 간담회에 갔던 한 사람은 “美北정상회담 이후 북한에서 비핵화에 대한 가시적 변화가 아직 없다는 것에 미국이 불만을 품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면 미국은 그에 따른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였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경제협력을 줄곧 주장해온 기업 관계자들이었다. 이들은 램버트 부차관보 대행에게 美北대화를 활발히 해줄 것과 북한에 있는 시설 점검을 위해 방북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별다른 답변은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램버트 부차관보 대행이 남북경제협력을 촉구하는 한국 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북한 비핵화 이전에는 남북경제협력이 불가하다”는 메시지를 전한 때가 북한산 석탄이 한국에 들어왔다는 사실이 알려진지 며칠 되지 않은 시점이라는 것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한국에게 ‘경고 메시지’를 날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