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창고 USB' 낱낱이 성역없이 기죽지 말고!깜방선배로서 드루킹에게도 양심의 반격을 촉구한다.
  •   노회찬 전 의원에 대한 추모 무드를 타고 여당 일각에선 “드루킹 특검 마무리할 때“ 운운 하는 김 빼기 발언이 있었다. 그러나 천만에 말씀이다. 정 반대여야 한다. 허익범 특검은 이제부터야말로 이 사건의 핵심부로 치고 들어가야 한다. 이 사건의 핵심부는 드루킹과 김경수 경남지사의 관계다.

      그 동안 이에 관한 드루킹과 김경수 지사의 발언은 평행선을 달렸다. 예컨대 김경수 지사는 드루킹을 한 7~8번 만났다고 했다. 그러나 드루킹은 15번 만났다고 했다. 드루킹은 킹크랩 사용을 김경수 지사 앞에서 시연했다고 했다. 그러나 김경수 지사는 이를 부인했다.

     그렇다면 어느 쪽이 더 진실에 가까운지를 무슨 수로 가리나? 걱정하지 말라. 기막힌 결정적 물증이 나왔다. 드루킹이 특검에 제출한 USB가 바로 그것이다. 체포되기 직전에 드루킹은 그간의 모든 정치인 접촉 내용을 USB에 상세하게 담아두었다.

      그 USB는 보물창고도 보통 큰 보물창고가 아니라 한다. 분량만 해도 사하라 사막 만큼 넓고 크며, 보안 메시지를 통해 그와 김경수 지사가 주고받은 대화내용이 들어있으란 기대도 있다. 그래서인지, 특검은 “이제부터는 드루킹을 제치고 예(例)의 USB만 가지고 수사하겠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허익범 특검 힘내야 한다. 정권은 유한하고 역사는 길다. 5년 권세에 기죽지 말고 오직 장기적인 역사의 평가만을 의식한 채 가차 없는 실증적 수사의 칼날을 번뜩여야 한다.

     모든 공안부처와 사법부가 정치화한 건 허익범 특검도 익히 알 것이다. 이 타락한 사법풍토에서 허익범 특검만이 독야청청(獨也靑靑), 다르길 바라는 건 필자의 지나친 기대일까? 주저할 것 없다. USB에 있는 대로만 하면 된다.

     드루킹 본인도 힘내야 한다. 그가 과거엔 어느 정파와 코드를 맞췄던지 간에, 이제는 구치소 감방 안에서 인간실존의 고독함을 뼈저리게 느꼈음직하다. 엊그제 타계한 정미홍 여사도 “모든 게 부질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맞다. 모든 게 부질없다. 이건 허무가 아니라 삶에 대한 관조(觀照)의 경지다. 

     그러니 이젠 드루킹 본인도 삶에 대한 관조적 조망(眺望)애서  인간의 마지막 자존심으로 돌아오기 바란다. 사람을 실컷 구사(驅使)해 놓고 사태가 어려워지지 ‘그들’은 언제 봤느냐는 듯 싸늘하게 돌아앉았다. 이제는 '그들‘에 대해 드루킹이 반격할 차례다. 자존을 되찾는 길이다. 깜빵 선배로서 하는 충언이다.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2018/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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