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김성주의 곽태선 접촉 건…정작 주무부처 수장 박능후는 "몰랐다"
  •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물을 마시는 모습. ⓒ뉴데일리 DB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물을 마시는 모습. ⓒ뉴데일리 DB

    최근 불거진 ‘청와대 핵심인사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선 개입’ 논란이 재점화될 모양새다. 앞서 장하성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와 통화해 CIO직 공모를 논의했다. 다만 ‘국민연금 주무부처 수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 청와대를 향한 야권의 ‘관치인사(권력기관의 주무부처 인사 개입)’ 지적이 불가피해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25일 보건복지부 및 국민연금공단 업무보고가 진행됐다. 이번 업무보고 때 복지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국민연금 CIO직 인선’ 논란에 대한 질의를 쏟아냈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성주 이사장에게 '곽태선 전 대표와 4월 말 만남 및 4월·6월 전화통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이에 김성주 이사장은 “(4월 말) 처음 통화했다”고 밝혔고, “(6월 통화는) 검증이 늦어져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자 연락했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 곽태선 전 대표는 지난 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장하성 정책실장의 인사개입을 폭로한 바 있다. 곽 전 대표 폭로에 따르면, 장하성 정책실장이 지난 1월 30일 전화를 걸어 곽태선 전 대표에게 국민연금 CIO직 지원을 권유했다. 또 지난 4월 말에는 김성주 이사장이 곽태선 전 대표와 대면한 자리에서 ‘사실상 내정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곽태선 전 대표는 CIO직 임명 막바지 이유가 불명확한 ‘불합격’ 통보를 접했다.

    박능후 장관, '곽태선 내정' 건 "몰랐다"로 일관

    문제는 이 같은 내용을 박능후 장관은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곽태선 전 대표가 인사검증 때 문제가 발생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만 알고 있던 것이다. 김승희 의원의 “곽태선 전 대표 인사검증 문제를 미리 알고 있었나” 질의에 박능후 장관은 “몰랐다”고 답했다. 이후에도 비슷한 질의가 이어졌으나 박능후 장관은 “몰랐다”로 일관했다. 이에 김승희 의원은 “김성주 이사장은 아는데 장관이 몰랐다는 것은 (청와대와 국민연금의) 장관패싱”이라고 꼬집었다.

    김승희 의원이 박능후 장관을 향해 “장관패싱”이라고 지적한 이유는 CIO직 인선 과정과 연관이 깊다. CIO직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해 복지부 장관에게 임명 제청을 한다. 이후 복지부 장관이 승인을 하면 임명 절차가 완료된다. 박능후 장관을 제외한 채 청와대와 국민연금이 CIO직 인선을 놓고 곽태선 전 대표와 접촉을 한 것은 공정한 인사 과정이 아닌 셈이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6일 이와 관련 “장하성 정책실장의 (CIO직 인사) 개입은 그 자체만으로도 국정농단”이라고 지적한 바다.

    여당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제기됐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 CIO 인사검증 문제에 대해 국민들 걱정이 많다. (인사검증을) 청와대에 의존해야 하나. 또 국민연금 CIO직에 대한 인사검증을 장관직 수준으로 해야 하나”라고 질의했다. 전혜숙 의원 역시 ‘청와대의 국민연금 CIO 인사개입 논란을 (설명해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김성주 이사장은 “CIO 공모 본질은 월권 등이 아니다. 검증과 관련된 문제”라면서 “CIO직 역시 국민연금공단 이사와 같은 검증잣대가 적용됐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