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7월 초 도당 위원회서 각 기관·기업소 간부들에 당 중앙 방침 전달”
  • 지난 6월 16일부터 17일까지 여론조사기관 RSOI가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북한 비핵화 의지 신뢰' 집계 결과. ⓒRSOI 관련보고서 화면캡쳐.
    ▲ 지난 6월 16일부터 17일까지 여론조사기관 RSOI가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북한 비핵화 의지 신뢰' 집계 결과. ⓒRSOI 관련보고서 화면캡쳐.
    역시 북한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나 ‘최종적으로,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DV, 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를 시행할 생각이 없었던 걸까.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4일 “최근 북한 당국이 도당 핵심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회의에서 ‘핵무기는 선대 수령들이 남겨준 유산’임을 강조하며 ‘완전한 핵포기는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공식화하는 주장이 나왔다”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7월 초 함경북도 노동당 위원회가 도내의 각 기관·기업소 당비서들, 지배인들을 모아 놓고 노동당 중앙의 방침을 전달하는 핵심 간부회의에서 이런 주장이 나왔다고 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번 회의는 예고 없이 불시에 열렸는데 사법·행정기관을 비롯해 사회단체, 기관, 기업소 노동당 비서와 지배인들이 다 모였다”고 전했다. 그는 “6시간 동안 진행된 회의의 마지막에 등장한 강연자가 ‘핵무력은 선대 수령들이 물려준 우리의 고귀한 유산으로 우리에게 핵이 없으면 죽음뿐’이라고 강조하는 것으로 회의를 마무리했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오랜 회의로 지친 탓인지 아니면 핵무력 포기와 관련한 노동당 중앙의 강경한 의도에 놀란 탓인지 참석한 간부 대부분은 조용히 듣기만 했다”면서 “일부 간부들은 ‘이렇게 중요한 회의를 예고도 없이 소집하느냐’고 불만을 나타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최근 도당에서 열었던 핵심간부회의 내용이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상당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핵무력이 없으면 죽음이라는 주장에 공감한다는 반응과 국제사회와 했던 비핵화 약속을 파기하는 것이냐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 또한 “이 말은 결국 핵무기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말 아니겠느냐”며 북한 간부들은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뜻인지 아니면 美北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이려고 일부러 이런 발언을 했는지 알 수 없어 가만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美北정상회담 이후 노동당 중앙이 공식석상에서 당 간부들에게 “핵무력은 선대 수령들이 물려준 고귀한 유산”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최근 정세 때문에 기강이 해이해진 당 간부들을 다잡으려는 사상교육일 수도 있다”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