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배 사고 땐 긴급성명 내더니 군인 순직했는데 늦조문… 민주당 의원 한 명도 안 와"
  • ▲ 지난 17일 '마린온'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을 안장하기 전 마지막으로 작별하는 가족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7일 '마린온'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을 안장하기 전 마지막으로 작별하는 가족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7월 17일 발생한 해병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으로 순직한 장병 유가족들의 분노가 영결식장에서 결국 터졌다. 지난 23일 경북 포항 소재 해병 제1사단 도솔관에서는 ‘마린온’ 추락으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 5명의 영결식이 해병대장으로 열렸다. 이날 영결식장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김현종 국방개혁비서관이 도착했다.

    그러나 순직 장병 유가족들은 김현종 비서관의 뒤늦은 조문을 거절했다. “사고가 난지 며칠이 지나서, 조문 일자를 넘긴 뒤에야 영결식에 와서 조문하겠다는 것은 고인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발했다. 결국 김현종 비서관은 도솔관 2층에서 장병 유가족 몰래 영결식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등에 따르면, 순직한 해병대 장병의 한 유족은 “문재인 대통령은 낚시배 사고가 났을 때는 긴급 성명도 내더니 군인들이 순직한 데는 참 일찍도 조문을 보냈다”고 비난했고, 다른 유족은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은 계속 조문을 왔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어떻게 의원 한 명도 안 보이느냐”고 비판했다고 한다.

    영부인은 영화 관람하며 웃고 즐기는데...

    다른 유가족은 22일 청와대가 트위터에 올린 글을 비판했다고 한다. 지난 20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직원들과 함께 ‘허스토리’라는 영화를 관람하러 가서 웃고 즐기는 사진을 그대로 올린 데 섭섭함을 표시했다는 것이다.

    故박재우 상병의 고모 박영미 씨는 이날 언론들에게 “외국은 장병 한 사람의 목숨도 헛되이 다루지 않는데 5명의 장병이 숨진 상황에서 군 통수권자의 부인이 영화 관람을 하고 이를 공개하는 게 과연 적절한 처신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 ▲ 2017년 12월 4일 인천 영흥도 낚시배 전복사고 사망자들을 위해 묵념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국무위원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12월 4일 인천 영흥도 낚시배 전복사고 사망자들을 위해 묵념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국무위원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린온’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 유가족들이 지적한 낚시배 사고는 2017년 12월 3일 인천 영흥도 앞바다에서 급유선과 낚시배 간 충돌사고로 15명이 숨진 사고를 말한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직접 상황 대응을 지시하고 이튿날 국무회의에서는 묵념까지 했다. 

    민주당 의원은 한 명도 안나타나

    문재인 정부가 군에서 발생한 사고로 순직자가 생겼을 때 조문에 소홀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7일 발생한 F-15K 전투기 추락사고 당시 조종사들이 순직했을 때도 대통령 명의 조화와 청와대 비서관 1명을 보내 조문한 게 전부였다. ‘마린온’ 사고로 순직한 장병 조문에는 청와대 뿐만 아니라 여당도 소홀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조화를 보내고,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 김병기 국방위 위원이 조문을 온 것 외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은 장례식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지난 22일 오후까지 이주영 국회 부의장, 백승주 국방위원회 간사,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 홍철호 당대표 비서실장, 윤영석 수석 대변인, 김선동 여의도 연구원장, 그 밖에 주요 당직자와 국회의원들이 대거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