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로이터 “서방진영 요청받은 이스라엘·요르단 ‘하얀 헬멧’ 800여 명 무사 탈출시켜”
  • 美VOD 회사 '넷플릭스'가 방영한 단편 다큐멘터리 '하얀 헬멧'의 한 장면. ⓒ美넷플릭스 유튜브 트레일러 캡쳐.
    ▲ 美VOD 회사 '넷플릭스'가 방영한 단편 다큐멘터리 '하얀 헬멧'의 한 장면. ⓒ美넷플릭스 유튜브 트레일러 캡쳐.
    6년 이상 계속된 내전으로 수십만 명의 사상자를 낸 시리아에서 목숨 걸고 사람들을 구하는 조직이 있다. 공식 명칭은 ‘시리아 민방위대(Syria Civil Dfense)’, 일명 ‘하얀 헬멧’이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하얀 헬멧’은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발한 뒤인 2013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이들이 구한 사람은 11만 5,000여 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시리아의 알 아사드 독재정권 민간인 거주 지역을 무차별 공격하면서 ‘하얀 헬멧’ 대원들도 살해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때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진영의 요청을 받아들인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이들을 구출, 800여 명의 대원과 그 가족이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고 BBC·로이터 등 英언론과 ‘타임 오브 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英로이터 통신은 22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군의 진격에 쫓기던 수백여 명의 ‘하얀 헬멧’ 대원들과 그 가족들이 요르단 군과 이스라엘 방위군, 서방 국가의 협조 덕분에 밤새 무사히 시리아를 탈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을 비롯한 서방 진영 지도자들이 생명의 위기에 처한 ‘하얀 헬멧’의 탈출을 도와달라고 요청해 왔다”면서 이들과 그 가족들이 무사히 요르단과 이스라엘로 탈출했음을 밝혔다고 한다.

    英로이터 통신은 “흰색 헬멧을 쓰고 구조작업을 해서 ‘하얀 헬멧’으로 알려진 ‘시리아 민방위대’는 지난 수 년 동안 다마스커스 군대(알 아사드 정부군)와 그 동맹군이 반군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공격을 가할 때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수천여 명의 사람들을 구출해내 서방 진영으로부터 폭 넒은 신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英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요르단 정부는 시리아 국경으로부터 ‘하얀 헬멧’ 대원과 그 가족 422명을 구출해 냈고, 이스라엘 정부는 시리아 접경 지역인 골란 고원을 통해 800여 명의 ‘하얀 헬멧’ 대원과 그 가족들을 구출한 뒤 이들을 요르단의 안전지대로 보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현재 영국, 독일, 캐나다 등이 ‘하얀 헬멧’ 대원과 그 가족을 석 달 내에 자국에 수용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라고 전했다. 내전 가운데서도 다른 사람들을 구하고 돕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사람들이라면 인도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하얀 헬멧’ 대원들이 내전 때 일어난 반인류적 범죄 등에 대해서도 조사해 국제사회에 알려왔는데 알 아사드 시리아 독재정권과 러시아 등은 이를 문제 삼으며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조직과 연계해 있다”거나 “하얀 헬멧은 서방의 지원을 받으며 이슬람 율법을 어기는 배교도”라고 선전하며 이들을 해체시키려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