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군인들에게 돈 받고 한국 영화·드라마 보여주는 민간인도 단속”
  • ▲ 평범한 북한군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평범한 북한군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은 집권한 뒤 한국을 비롯한 외부세계의 정보나 영상을 단속하기 위해 ‘109 검열 그루빠(109 상무)’라는 조직을 만들어 주민들을 억압했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들의 횡포에 대한 원성이 자자했다. 최근 이 ‘109 상무’가 북한군까지도 단속 대상으로 삼았다고 한다. 북한군 내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상을 몰래 보는 사례가 급증해서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9일 “북한에서의 한류 열풍이 군대 안에까지 번지고 있다”며 북한 소식통의 이야기를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북한군 간부와 병사 할 것 없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시청하거나 유포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놀란 北당국이 ‘109 상무’를 조직해 각 부대들을 검열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北당국은 북한군 총참모부, 총정치국, 군 보위국 합동으로 ‘109 상무’를 구성해 예하 모든 부대를 불시검열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109 상무’의 검열에 적발될 경우 강력한 처벌을 받게 돼 북한군 내부에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이야기였다.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에서 ‘109 상무’를 조직해 검열을 시작하자 각 부대 지휘관, 정치군관들은 참모부, 정치부, 보위부 관계자들을 모아 자체적인 검열 조직을 만들어 휘하 부대와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사전 검열을 진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 또한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댄 양강도의 국경 경비대나 군부대 장병들은 민간인 집에 가서 돈을 주고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경비대원과 북한군이 민가에 오지도 않고 한국 영상을 보여주는 집도 모두 사라졌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이번 109 상무 검열에는 군인들에게 돈을 받고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여주는 민간인도 단속 대상에 포함돼 있다”면서 “이번 검열 때문에 국경 인근지역의 사회 분위기가 얼어붙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양강도 군부대들이 ‘109 상무’의 검열을 대비해 각급 부대가 자체 검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휘관과 정치군관, 군 보위원들 사이에 상당한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집권한 뒤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국 드라마나 영화의 소지·관람 등을 강력히 단속한 적은 여러 차례 있지만 북한군 내부에서 검열을 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