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양검·국가법 통과·정부 지하철(MTR) 부실공사 책임회피 등 논란
  • 홍콩은 여름 들어 일지양검(一地兩檢, 홍콩 고속철 역사에 중국 출입국 시설 설치) 실시, 국가법(國歌法, 중국 국가 연주 모독행위에 대해 최고 징역 3년에 처하는 법안) 통과 여부, 정부의 지하철(MTR) 부실공사 책임회피 문제로 범민주파에 의한 정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이 이 상태를 계속 방치하면 향후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가운데, 지난13일과 14일 연속으로 범민주파에 의한 집회가 열렸다.

    중국의 반체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 사망 1주기를 맞아 도심 인민해방군 주둔지 앞에서 범민주파 의원 대부분을 포함한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주최 측은 최근 설치장소 건물주와의 갈등으로 주목받은 류샤오보 동상을 옮겨와서, 류샤오보의 생전 영상, 최근 가택연금에서 해제 돼 독일 베를린으로 출국한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劉霞) 여사의 근황, 중국 현지 지지자들의 영상 메시지, 묵념 및 헌화 순으로 진행했다. 주최 측은 베를린에서도 추모집회가 열렸으나 류샤 여사는 중국에 남아있는 류샤오보 동생의 신변문제로 집회에 불참했다고 전했다.

    집회에 참가한 롱헤어(長毛) 별칭으로 유명한 렁쿽훙(梁國雄) 전의원은 필자에게 이와 관련해 “류샤 여사는 동생때문에 아직 반 인질상태에 있다. 하루속히 여사가 자유롭게 홍콩과 베이징을 오가며 남편을 추모할 수 있게 되길 고대한다” 고 말했다.

    그는 류샤오보가 중국의 이슈이며 홍콩과 관련이 없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류샤오보는 공개석상에서 여러 차례 홍콩민주화를 독려했다”고 말했다.

    그 이튿날인 14일에는 정부청사 앞에서 범민주파 및 독립파 의원 제명조치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2년 전 입법회 의원 선서식에서 항의행동을 벌인 17의원 중 6명이 제명 된 바 있다.
  • 그중 독립파 의원 2명은 ‘홍콩은 중국이 아니다’(Hong Kong is not China) 문구가 적힌 수건을 두르고 나와 중화인민공화국을 People’s Re-fucking of Shina(支那, 중국을 비하하는 별칭)로 호칭하여, 선서식 한 달 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가 개입한 끝에 제명됐다. 나머지 4명의 범민주파 의원들은 렁춘잉(梁振英)당시 행정장관의 주도하에 1년 전인 2017년 7월 14일 법원 결정으로 제명됐다.

    이들 4명은 30초에 다 읽는 선서문을 6초에 한 글자씩 총 12분에 걸쳐 읽거나(라우시우라이 劉小麗 의원), 선서문 내용에 의문을 표시하며 ‘(중국은) 나를 속박 고문하거나, 신체를 파괴할 수도 있으나, 내 마음까지 구속 할 수는 없다’고 영어로 발언하거나 (네이던 로·羅冠聰 의원), 선서문에 ‘행정장관 직선제를 위해 투쟁한다’라는 내용을 삽입하거나(에드워드 이우·姚松炎 의원), 2014년 홍콩 우산시위의 상징인 노란우산을 들고 나와 선서문을 찢어버렸다(렁쿽훙 의원).

    제명당한 6의석 중 4의석에 대한 보궐선거가 지난 3월 열려 범민주파와 친중파가 2석씩 나눠가졌으며, 제명무효 소송을 제기하여 보궐선거가 보류된 2석 중 라우시우라이 의원이 최근 소송을 취하하여, 이에 대한 보궐선거가 오는 11월 25일 열린다.

    제명당한 네 의원은 집회에서 필자에게 작년의 제명조치가 일지양검, 국가법, 지하철 부실공사 등 논란에 대비해 이에 방해되는 의원들만 골라 제명한 정치극이라며, 홍콩인들은 이에 기만되지 않고 오는 11월 보궐선거에서 정부를 심판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