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모 핵심 멤버 도OO 변호사... 허익범 특검 "정치자금법 위반 및 증거 위조"
  • 드루킹 인사 청탁' 도모 변호사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 사진 뉴시스
    ▲ 드루킹 인사 청탁' 도모 변호사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 사진 뉴시스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드루킹(본명 김동원·49, 구속) 등에 의한 온라인 여론 조작 사건 핵심 인사 중 한 명인 도OO 변호사를 17일 오전 긴급 체포했다. 특검이 도 변호사에게 적용한 혐의는 정치자금법 위반 및 증거 위조. 특검은 드루킹 측이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5,000만원을 건넨 의혹을 사실로 보고 있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도 변호사가 노회찬 의원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으며, 이 돈 가운데 4,190만원을 나중에 돌려받은 것처럼 증거를 위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뇌회찬 의원과 서울 경기고 72회 동기인 도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주로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가 어떤 계기로 드루킹과 인연을 맺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도 변호사가 '아보카'라는 닉네임을 쓰면서 드루킹이 운영을 주도한 온라인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주요 멤버로 활동한 것은 사실이다.

    같은 경공모 회원인 '서유기'가 메크로 프로그램(캥크랩)을 이용한 여론 조작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도 변호사는 정치권을 비롯한 유력인사와 드루킹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자금 집행을 도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공모 안에서 그의 위치는 '법률 스텝'. 특검은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드루킹의 중요 의사 결정 과정에 도 변호사가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 변호사가 언론의 주목을 받은 건 드루킹이 김경수 전 의원(현 경남도지사)을 통해 현 정부에 인사청탁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터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드루킹은 지난해 4월 대선 직후 도 변호사를 일본 오사카 총영사 자리에 추천했다. 드루킹의 소개를 받은 김경수 의원은 도 변호사에 대한 정보를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냈고, 백원우 민정비서관은 도 변호사를 실제로 면담까지 했다.

    특검이 드루킹 자금 흐름의 열쇠를 쥔 것으로 평가 받는 도 변호사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정치인 및 유력인사에 대한 불법 자금 수수 쪽에 수사의 무게가 쏠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직 변호사를 소환 조사 도중 긴급체포한 것은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때문에 드루킹 자금 흐름과 관련돼 특검이 혐의를 입증할 만한 결정적 단서를 손에 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특검의 향후 수사가, 디지털 포렌식 분석과 자금 흐름 추적이라는 '쌍끌이 형태'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앞서 특검은 최득신 특검보의 지휘 아래 수사인력을 투입, 경찰이 놓친 대물 증거를 다량 찾아냈다. 여기에는 지난달 중순 느릅나무출판사가 사무실을 비우면서 인근 컨테이너 창고에 보관한 이삿짐과, 출판사가 입주한 건물 1층 쓰레기 더미에서 찾아낸 휴대폰 및 유심(USIM) 자료 74건이 포함된다.

    현직 변호사에 대한 긴급체포가 이례적이라는 지적에 특검은 “도 변호사가 조사 중 쉽게 흥분하는 등 심적으로 불안감을 나타냈고 혐의 사실이 증거 위조라 부득이 했다”고 설명했다. 도 변호사는 17일 오전 1시50분께 특검의 조사가 끝나자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노회찬 의원 측은 “드루킹 혹은 경공모와 금전 거래를 할 관계에 있지 않았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노 의원 측은 “특검이 수사를 하면 다 밝혀질 일”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특검은 드루킹과 연계된 정치권 인사들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박상융 특검보는 이날 오전, “전 국회의원 보좌관 한모씨의 집과 차량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아 집행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