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의장, 제헌절 70주년 기념식서 개헌 필요성 강조… "정치 파행 악순환은 現 제왕적 권력구조 때문"
  • ▲ 문희상 국회의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제헌절 70주년을 맞아 개헌의 필요성을 천명했다. 연말까지 시한을 못 박고 합의안 도출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현재 여야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신속한 국회 개헌안 마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문 의장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중앙홀에서 열린 '제70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참석해 "국민이 요구하는 개헌이기에 국회는 반드시 응답해야만 한다. 이는 혹한의 그 겨울, 광장에 섰던 촛불혁명의 요구이기도 하다"면서 "올해 연말까지 여야가 합의된 개헌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장직 취임 후 첫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문 의장은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은 표결조차 못하고 무산됐다"면서 "오늘 제70주년 제헌절은 새로운 헌법과 함께 맞이하길 기대했으나,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행 헌법이 31년이 되었기에 개헌을 해야 한다는 것은 반은 맞고 반은 맞지 않다"며 "국민의 80%는 개헌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개헌 불씨 지핀 문 의장, '개혁입법연대'와 '개헌연대' 비판

    문 의장은 "지금의 정치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우승열패와 적자생존의 원칙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정글의 체제다. 적대적 대결만 있을 뿐 경쟁적 협조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 같은 정치 파행의 악순환은 모든 힘이 최고 권력자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현재의 권력구조에 있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87년 헌법은 독재에 맞서 대통령 직선제만이 민주화의 첩경이라고 생각해서 만들어진 체제"라며 "그동안 국민의 정치의식과 사회는 성숙했고, 31년 전 옷을 그대로 입기에는 너무 커져있다. 이제 헌 옷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을 때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최근 범여권에서 제기된 '개혁입법연대'와 야권의 '개헌연대'에 대해 비판을 제기했다.

    그는 "후반기 국회를 앞두고 개혁입법연대나 개헌연대 같은 네이밍 다툼, 프레임 전선이 형성됐다"며 "개헌과 개혁입법 모두가 국민의 명령이다. 여당의 양보, 야당의 협조를 통한 협치로 풀어가는 것이 순리다. 진정성을 갖고 민생국회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헌법은 우리 생활 곳곳에 공기처럼 있는 것이다. 국민 모두가 헌법을 민주시민의 상식으로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제헌 70주년을 계기로 헌법교육의 근간부터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