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껍데기무침, 등뼈찜 인기... 국영 '평양단고기집'은 연회장까지 갖춰
  • ▲ 지난해 7월 11일 초복을 맞으며 북한중앙TV에서 소개된 단고기 밥상
    ▲ 지난해 7월 11일 초복을 맞으며 북한중앙TV에서 소개된 단고기 밥상

    초복(17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개고기 식용 찬반 논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개 식용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고, 지난 주말 광화문에서는 법안을 놓고 찬반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북한은 어떨까? 

    개고기의 인기는 여전하다. 국가에서 직접 개고기집을 운영하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한여름을 대표하는 음식 중에 냉면과 함께 단고기국(보신탕)이 빠지지 않는다. 북한 전역의 모든 도시들에 국가에서 운영하는 단고기국집이 있다.

    북한은 1992년 김일성 생일 80주년을 맞아 평양시 낭랑구역 통일거리에 대형 개고기집을 열었다. 약 3000 부지에 630석 규모의 식사 홀과 80석의 연화장, 7개의 룸을 가진 이 '평양단고기집'. 이 식당의 개고기 요리의 종류는 갈비찜, 껍데기볶음, 황구신, 등뼈찜, 넓적다리찜 등 70가지나 된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개고기 사랑도 극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단고기'라는 개고기의 북한식 명칭은 1985년 김일성이 직접 지시한 것이기도 하다. 평양에서는 개고기 요리사들에 대한 정기교육도 있다.

    개고기집이 있으면 당연히 개 사육장도 있기 마련이다. 현재 평양 금수산의사당 경리부 산하 '중이목장'이라는 곳에서 김일성 일가를 비롯한 당중앙 엘리트 계층을 위한 고급 보양식용 개를 사육하고 있다. 평양시 용성구역에 위치한 이 목장에서는 토종개인 황구(黃狗) 한 종만 사육하고 있는데 김정일은 사육하는 개들의 영양상태까지 직접 챙길 정도였다고 한다.

    이 목장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의 식탁에 올라가는 개고기는 생후 8개월에서 10개월 이내 암컷 황구의 고기라고 한다. 이 개사육장은 축구장 두개의 면적으로 '종자 수컷관리반'과 '모견 관리반', '새끼낳이반', '비육관리반', '수의실', '사료제조반' 등으로 새분화 되어 있고 사육장 주변에는 2.5m의 콘크리트 벽과 전기철조망이 설치될 정도로 경비가 살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서 생산된 최고급 개고기는 김정일이 자신의 서기실 비서들에게도 공급해줄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오뉴월의 개장국물은 발등에 떨어져도 약이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북한에서는 개고기를 선호한다. 전국 개고기 요리경연(대회)이 열리기도 한다. 

    북한에서 가난한 일반 주민들과 아이들은 '펠라그라'는 병을 앓고 있는데 이는 영양이 부족해 살껍질이 벗겨지는 병으로 지속되면 위천공 등 장기손상까지 이어진다. 개고기와 개기름은 이 병에 가장 좋은 보약으로 통한다. 이렇게 개고기는 북한 엘리트 계층에게는 건강식 별미로, 가난한 서민들에게는 영양보충을 약재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요리법과 맛도 남한과는 다르다. 남한에서는 일반적으로 보신탕에 부추를 많이 넣어 고기 비린내를 빼지만 북한에서는 고기의 고유향을 그대로 살린다. 북한에는 개고기 통조림도 있다.

    개고기 요리에서도 단연 인기있는 요리는 개껍데기무침이다. 개고기보다 가죽에 영양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어서이기도 한다.

    북한은 한여름 보양식으로 단고기국 말고도 닭곰(삼계탕), 토끼곰(토끼백숙)등을 먹기도 한다. 보약으로 쓸 닭이나 토끼는 주로 검은색으로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