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은 달러·유로·엔·위안, 지방은 달러·위안 사용”

RFA 소식통 “北당국 원화 사용 권장하나 주민들 지역에 따라 다른 외화 사용”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7.16 11:20:01
▲ 美달러와 中위안 지폐. 북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화폐다. ⓒ뉴시스-신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에서는 북한 돈보다 외화가 더 많이 쓰인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외화 사용이 더욱 증가했으며 지역 별로 사용하는 외화가 다르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5일 “北당국이 주민들에게 자국 화폐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접경지역과 도시 주민들은 계속 외화를 사용하며, 이제는 지역마다 사용하는 외화가 다르다”는 북한 소식통의 이야기를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김정은 집권 이후 경제가 개선됐다고 선전하지만 오히려 외화 사용량이 증가하고 지역별로 통용되는 외화도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여전히 북한 돈 사용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사용되는 외화는 달러, 中위안화뿐만이 아니었다. 지역별로 보면 평양은 주로 달러를 사용하며 유로, 日엔, 中위안, 러시아 루블 등 가장 다양한 외화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평안북도와 자강도, 양강도, 함경남북도는 주로 위안을 사용하고 있고, 황해남도, 황해북도, 강원도, 개성 일대에서는 주로 달러를 사용 중이라고 한다. 신의주가 있는 평안남도는 달러와 위안을 병행해 사용 중이라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남도 소식통은 “최근 북한에서 유통되는 현금은 대부분 외화”라고 주장했다. 북한 주민들에게 북한 돈은 언제든지 그 가치가 폭락할 수 있는 돈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북한 주민 일부는 ‘어쩌다 자기 땅에서 자기 나라 돈도 믿지 못하는 형편이 됐냐’고 탄식하고 있다”면서 “외화를 얻기 어려운 보통 서민들은 장마당에서 물건을 살 때 북한 돈을 내면서 상인들 눈치까지 봐야 한다”고 한탄했다고 한다. 그는 “당국이 주민들에게 북한 돈 사용을 유도하려고 신용카드를 발행, 상점이나 백화점, 놀이공원 등에서 결제할 수 있게 했지만 주민들 의식 속에 이미 고착된 외화 선호 사상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에서 이처럼 자국 돈보다 외화를 더욱 선호하는 것은 김정은 집권 이후에 실시했던 화폐 개혁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2009년 12월 김정은과 그 측근들은 적대 세력과 북한 내 자본가 세력을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기존 화폐와 새 화폐를 100 대 1 비율로 바꾸는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그리고 각 가구별로 처음에는 10만 원, 그 다음에는 15만 원까지만 새 화폐로 바꿀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 돈은 모두 몰수했다. 이로 인해 장사로 돈을 모았던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됐다. 북한 화폐는 김정은의 말 한 마디에 언제든지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경험 때문에 외화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newdaily.co.kr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