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전매체 '우리 민족끼리' "대북제재 흐름 맞춰 경협 추진하자" 독촉
  • 북한의 대남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가 지난 11일 '눈치놀음이나 객관적 조건이란 있을 수 없다'는 글을 통해 남북경제협력에 미온적인 문재인 정부의 태도에 불만을 나타내며 '눈치 보지 말라'고 압박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 글에서 "북한과 남한 사이에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여러 갈래의 대화와 접촉들이 이뤄지는 가운데 얼마 전 평양에서는 남북통일농구경기가 진행됐다"면서 "이는 북과 남이 하나로 뭉치면 민족의 존엄과 기개를 더 높이 떨칠 수 있으며, 우리 민족의 자주적 힘으로 얼마든지 대결과 분열의 장벽을 부수고 평화 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올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운을 띄웠다.

    우리민족끼리는 이어 "북과 남은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데 그 누구의 눈치를 보거나 객관적 조건에 빙자해서는 안된다"며 "모든 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안보리나 미국 등의 대북제재를 두려워하지 말고 대북경제협력 사업에 당장 나서라는 독촉으로 풀이됐다.

    북한은 지난 6월 29일에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위한 확고한 의지'라는 제목의 해설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판문점 선언 이행을 압박한 바 있다. 당시 신문은 "판문점 선언을 성실히 이행함으로써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번영을 바라는 온 겨레에게 기쁨을 안겨주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한 의지"라면서 "판문점 선언을 귀중히 여기고 그것을 성실히 이행해나갈 의지만 있다면 그 어떤 난관과 장애도 얼마든지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독촉했다. 

    북한 선전매체가 이처럼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하는 것은 남북경제협력을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에 맞춰 조절하려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 연구위원은 지난 6월 2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KDI북한경제리뷰' 게재 기고문에서 "유엔 안보리와 미국이 현재의 대북제재를 해제하지 않은 한 남북 경헙 추진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선임 연구위원은 "개성공단 사업은 북한 노동자의 신규 해외취업 허가와 북한과의 합작사업 설립, 유지, 운영을 금지한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에 저촉된다"며 "금강산 관광 역시 대규모 현금이 북측에 전달돼야하므로, 유엔 안보리와 미국의 제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지난 6월 27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8 한반도 국제포럼' 기조연설에서 "국제사회 대북제재 문제가 해결되는 상황이 오면 바로 준비해서 경협을 착수할 수 있다"며 "지금은 대북제제가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본격 경협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