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치고, 우파 잠룡 잡고"… 文의 쌍피 전략

軍 전력 손실 불가피… 야권 잠재 대권주자 황교안 조기 '제거' 시각도

윤주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7.11 18:55:41

두 전임 대통령과 세 명의 국정원장 구속, 비서실장과 여러 청와대 수석의 구속, 그리고 일개 행정관과 부처 실·국장에 이르기까지 '줄줄이' 수사와 재판을 받는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일까. 

또 다시 문재인 대통령 발(發) '적폐 청산'의 음산한 바람이 정치권에 불어닥치고 있다. 이번에 칼날이 향한 곳은 군(軍)이다. 그것도 대한민국 군사 보안과  간첩·대테러 작전 등 방첩활동의 최전선에 있는 국군기무사령부다. 

하지만 그 칼날이 군에서 멈출 것 같지는 않다. 끝내 '털지' 못했던 인물,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그 칼날의 종착지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기무사 존립 위기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별도의 수사를 벌이라고 지시한 점은, 사실상 문 대통령 역시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 자체가 '국기 문란'에 준하는 행위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나 정의당 등에서 내놓는 '쿠데타' 또는 '반역'이라는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의 '독립수사단' 지시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먼저 기무사에 대한 '해체에 준하는' 고강도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다.

이미 여권과 일부 야권에서는 직접적으로 해체를 주장하고 있지는 않지만, 기무사의 존립 자체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10일 "고유기능을 이미 상실한 국군기무사령부는 해체 수준의 고강도 개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며 문 대통령의 독립수사단 지시에 힘을 싣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무사 흔들기'가 결국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화해정책과 코드를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북 안보 정책에 있어 보안 분야를 책임지는 기무사의 해체 또는 기능 상실은, 그 자체로 대북 억제력의 상당한 후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이번 수사 과정에서 풍부한 경험과 관록을 지닌 실력있는 군인들이 '옷을 벗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전체적으로 군의 전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文 정부 대북정책 코드 맞추기?


한편 이번 독립수사단 구성 지시의 정치적 의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문재인 정부와 여권은 기무사가 독자적으로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곳은 바로 '배후'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1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계엄령이라는게 대통령 재가사항이고, 국무회의를 거쳐야 발동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만약 기무사나 국방부가 최종 결정권자인 대통령 또는 직무대행 모르게 준비를 했다고 하면 그 자체로써도 상당히 심각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독립수사단의 수사가 '윗선'을 타고 올라가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 역시 "계엄령 문건 작성의 진짜 목적과 배후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 지난 정부에서 대정부질의에 참석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결국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기무사가 해당 문건을 작성한 시점은 지난해 3월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결정을 얼마 앞두지 않던 때다. 당시 정권을 이끌던 인물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었으며 김관진 전 안보실장과 한민구 전 국방장관 등이 모두 재직하고 있었다. 따라서 독립수사단의 황 전 국무총리와 김 전 실장, 한 전 장관을 소환은 현재로선 불가피해보인다. 

따라서 이번 독립수사단 지시가 결국 잠재적 대권주자이자, 현 정권의 적폐 청산에서 흔치 않게 '다치지' 않은 인물이기도 한 황 전 총리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기무사의 힘을 빼는 동시에 보수야권 대권 잠룡 한 명을 조기에 배제시키는 소위 '일타쌍피'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독립수사단의 수사는 그 자체로 정치권을 또 다시 갈등과 파행으로 치닫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독립수사단의 강도 높은 조사와 수사에 반발하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을 '적폐 세력'으로 규정해 현 정권의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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