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인터뷰서 밝혀 “대북지원 재개 없어…전임 정부와 같은 실수 저지르지 않을 것”
  • ▲ 2017년 4월 통일부가 발간한 백서 내용 가운데 역대정부 대북송금액 통계. ⓒSBS 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 2017년 4월 통일부가 발간한 백서 내용 가운데 역대정부 대북송금액 통계. ⓒSBS 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美국무부 관계자가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대북지원은 없다고 못 박았다. 지금까지 미국의 대북지원마저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전용됐다고 주장했다. 발언의 맥락 상 美정부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의 대북지원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8일 美국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美국무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수백만 달러 상당의 식량 지원을 (비핵화의) 유인책으로 제공했던 전임 정부들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거부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美국무부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지금까지 세계는 북한에 수십 억 달러 상당의 에너지 지원에다 심지어 현금까지 지급했었다”면서 “이 모든 것이 북한의 미사일 등 불법 무기개발을 도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목표는 김정은이 동의한 대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 비핵화를 달성해야 한다는 점이 명확하다”면서 “폼페오 美국무장관이 말했듯이 미국은 선의의 행동을 취했고, 생산적인 결과를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美주요 언론을 통해 제기되는 북한의 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 시설 증설, 핵무기 은폐 가능성, 핵무기 개발시설 확장 등에 대한 경고성 발언이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제시한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신속하게 전진하는데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비핵화를 실시, 핵무기가 더 이상 ‘요인(Factor)’이 되지 않을 때까지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고인이 된 노무현 前대통령과 김대중 前대통령. 대북지원과 가장 깊은 관련이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고인이 된 노무현 前대통령과 김대중 前대통령. 대북지원과 가장 깊은 관련이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美국무부 관계자의 발언 가운데 “지금까지 세계는 북한에 수십 억 달러 상당의 에너지 지원에다 심지어 현금까지 지급했었다”는 대목은 美정부뿐의 인도적 대북지원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의 지원까지도 포함한 액수다.

    2017년 4월 20일 통일부가 발간한 백서에 따르면, 한국은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박근혜 정부 때까지 103억 6,096만 달러(한화 약 11조 5,256억 원)를 북한에 보냈다. 김영삼 정부가 12억 2,027만 달러, 김대중 정부 24억 7,065만 달러, 노무현 정부 43억 5,632만 달러, 이명박 정부 19억 7,645만 달러, 박근혜 정부 3억 3,727만 달러였다.

    여기서 잘 살펴야 할 부분은 정부가 직접 준 것인지 아니면 민간단체의 지원인지 민간 기업이 각종 비용을 지불한 것인지 하는 구분이다. 김영삼 정부 때는 ‘서울 불바다’ 위기 이후 1994년 12월 제네바 핵합의에 따라 북한에 경수로 2기를 지어주기로 한 데 따라 들어간 돈이 전부다.

    김대중 정부 시절과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정부 차원에서 각각 5억 2,476만 달러와 17억 1,621만 달러의 대북지원이 있었다. 이 가운데 김정일 정권에게 차관으로 제공한 돈은 각각 2억 3,974만 달러와 7억 6,473만 달러였다. 특히 노무현 정부 때는 북한에 현금 4,000만 달러를 준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는 정부가 직접 북한을 지원한 것이 아니라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사용료, 교역 및 위탁가공 등에 들어간 비용들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민간 분야에서 인도적 대북지원을 통해 보낸 각종 곡물은 북한 당국이 받은 뒤 대부분을 해외 곡물시장에 내다팔아 외화를 마련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美국무부 관계자가 “과거 정부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미국 정부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북지원에 대해서도 강력히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