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고용·복지 위해 10%대 재정 확대" 기재부 압박… 한국당 "그러다가 그리스 꼴 난다"
  • ▲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을 두 자릿수 대로 대폭 늘리는 방안을 정부에 요구하기로 하자 정치권에 논란이 뜨겁다. 증액된 예산을 일자리 대책이나 소득 격차 해소 등 복지 분야에 투입하겠다는 구상이지만, 6일 야권에선 "제대로 된 경제 활성화 대책도 없이 나랏돈만 풀려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내년에 재정 지출 확대가 충분히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두 자릿수 이상의 확대를 기획재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0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상상 이상의 깜짝 놀랄 만한 재정 지출 확대가 필요하다"고도 했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예산을 8% 가까이 늘려 460조원대 예산을 편성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예년 수준(7.1%) 정도로 재정을 확대하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매년 세수가 늘고 있는 데다 재정건전성도 양호하기 때문에 재정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요구가 반영돼 10%대 재정 확대가 이뤄진다면 내년 예산은 470조원대 '수퍼 예산'이 된다.

    한국당 "그 많은 예산 다 어디로 샜나"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은 6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편 가르기 '문재인 증세'로 거둘 만큼 거둬들였으니, 이제 선심성으로 마구 쓰자는 심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그리스식 재정확대로 흥청망청 쓰자고만 하는 심산이라면 집권 2년차가 다 되도록 계속 '쓰자고만' 하는 문재인 정부의 선심성 국가 포퓰리즘에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권한대행은 "아무리 버는 사람 따로 있고, 쓰는 사람 따로 있다고 하지만 쓸 때 쓰더라도 돈 벌어 세금 내는 국민들 사정은 봐가면서 쓸 생각을 해주길 바란다"며 "말로는 소득주도성장을 한다면서 집권한지 1년이 넘도록 소득은 고사하고 세금과 재정만 핵심적으로 성장하는 문재인 노믹스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재고해보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언제까지 세금으로 때울 것인가?"

    같은 당 신보라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누구를 위한 슈퍼방만예산인가. 증액되는 예산을 일자리에 쏟겠다고 하지만 이미 본예산과 추경예산을 통해서도 그 한계는 여실히 드러났다"며 "일자리 만든다는 예산이 다 어디로 샜는지 의아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제까지 일자리 정책 실패를 세금 땜질로 버틸 셈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버는 사람 따로 있고 쓰는 사람 따로 있다지만 해도 너무한다"며 "경제 활성화는 감감무소식이고 정부 예산의 효율적 집행과 규제 개혁은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염치없는 '묻지 마'식 방만예산증액 입장일랑 고이 접어 넣어두길 민주당에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도 이날 민주당의 내년 '수퍼 예산' 증액 예고에 대해 "정부 여당의 재정 중독증이 심각하다"고 질타했다.

    조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돈 풀어서 경제가 나아지지 않자 더 풀겠다는 재정 중독의 악순환"이라며 "성장능력을 초과하는 속도로 재정을 푼다면 재정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재정은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하는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라고 반대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