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엔 침묵하더니… 靑, 뒤늦게 '연평해전' 메시지

'감기몸살' 이유로 연평해전 때 침묵… 국방부에선 '순국'을 '순직'으로 표현해 논란

임재섭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7.04 18:28:30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제2연평해전 전사자 보상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을 처리한 뒤 "이 시행령으로 비로소 그러한 예우를 다하게 되었다"며 "국가가 이제야 도리를 다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 정부에서 전사자에 대한 예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이지만, 정작 문재인 정부 또한 지난 29일 제2연평해전에 관해 메세지도 내지 않아 "이제와 여론을 희석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인은 지난 3일 오후 늦게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제2연평해전 전사자 보상에 대해 국무회의에서 한 발언을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제2연평해전 당시에는 전사자들을 특별히 예우하는 규정이 없어 순직자로 예우했다"며 "참여정부 때 전사자에 관한 특별한 예우를 더 신설하자는 내용의 특별법을 만들었지만 특별법을 소급 적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에게는 특별법을 적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사자로서의 예우나 정신적인 명예라든지 하는 부분들은 제대로 해 드리지 못했다"며 "이번을 계기로 국방부 장관께서 유족들을 한번 특별히 초청을 하셔서 국가의 예우가 늦어진 데 대해서 사과 말씀도 드리고, 이제 우리 정부가 책임을 다하게 되었다는 뜻도 꼭 좀 전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여기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알겠다. 그렇게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제2연평해전에 대해 전임 대통령이나 정부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참여정부 때 내용을 언급, 은근히 이전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때 만든) 특별법을 소급적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에게는 특별법을 적용하지 못하고 부득이 국민성금을 모아서 보상을 해 드리는 형식에 그치고 말았다"고도 했다.


▲ 국방부가 제2연평해전에 대한 사진 자료를 SNS에 올리면서 제2연평해전 전사자를 '순직'으로 표현한 모습. 후에 국방부는 댓글을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국방부 페이스북 페이지 화면 캡처

하지만 청와대는 정작 제2연평해전 16주기였던 지난달 29일에 아무런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청와대는 하루 앞선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몸살감기를 앓고 있다는 이유로 연차휴가를 냈으며, 어떠한 보고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본지 기자의 질문에도 "(제2연평해전과 관련해) 특별히 잡혀있는 것은 없다"고 했었다.

또한 같은날 국방부 역시 제2연평해전에 대한 그림자료를 SNS에 올리면서 '전사'가 아닌 '순직'이라는 표현을 써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법안과 상관없는 영역에서도 전사자의 예우를 두고 실수가 있었던 셈이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제2연평해전 전사자 보상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법안 역시 거슬러 올라가면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주도해 만든 법안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016년 8월 22일 심재철 의원등 12인이 발의한 법안은 비슷한 시기인 2016년 6월 14일 여당에서 안규백 의원 등 17인이 발의한 군인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국회에서 부딪쳤다. 결국 국회 국방위원장(당시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이 대안 법안을 제시해 통과하는 것으로 결론났으나 법안의 큰 줄기는 심재철 의원의 안을 따르고 있다. 심 의원의 안에 전상자 보상문제 등이 포함돼 있어서다.

당시 법률안심사소위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철희 의원은 "안규백 의원의 개정안은 폐기하고 그 내용의 일부를 새로운 특별법에 다 담자, 이말이냐"고 물었고 수석전문위원이 "네, 그렇다"고 답한 대목도 있다. 야당이 만든 법안에 시행령을 붙이면서 메시지를 낸 상황이다.

이에 '이제와서 여론을 희석하려는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 된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방위 소속이었던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논의할 때는 한마디도 안하고 있다가, 법안이 통과되고 그에 따른 시행령이 만들어지니 이제서야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게 아니냐"며 "연평해전 참전용사와 그의 유가족까지도 그저 정치적 홍보수단으로 보고있다는 반증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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