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선수·계파 불문 '김무성-김성태' 일선 후퇴 목소리 나와 정용기 "김무성 당대표 시절 친한 사람만 당직 인선, 그 사람들이 바로 복당파"
  • 자유한국당 김성태 체제 해체와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당내 갈등이 절정에 다다랐다. 

    4일 한국당 곳곳에서는 김성태 대행과 김무성 의원의 일선 후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규환·김순례·성일종·윤상직·이종명·이은권·정종섭 의원 등 한국당 친박계 초선 의원 7명은 이날 오전 김 대행과 김 의원을 향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치 행위에 대한 시대의 판단은 국민이 내리는 것이라면 책임에 따른 진퇴는 지도자의 몫"이라며 "공천권 문제를 거론하기 전에 책임부터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정 인물을 지칭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상향식 공천의 중요성을 강조한 김무성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의원은 장문의 글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계파 논란을 일축하고 통합을 요구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과거에 얽매여 구성원 간에 서로 분란만 키워서는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뭉치지 않으면 설 곳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내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고 과거가 아닌 미래를 같이 도모하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사실상 자신의 탈당 요구도 거절했다. 

    초선 의원들은 입장문에서 이러한 김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고 탈당을 재차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미래를 논하고 상대를 비판하기에 앞서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고 반성을 해야 한다"며 "두 번의 비대위가 실패한 원인을 잘 알고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비대위가 꾸려지기도 전에 상징적 인적 쇄신의 요구조차 '내부 총질'이니 '계파싸움'이니 하는 말로 왜곡하며 덮고 묻으려 하고 있다"며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달라는 민의를 '모두 책임 있으니 문책할 수 없다'거나 '내부 총질'이라는 힘의 논리로 덮으려 한다면 더 큰 화가 닥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분란을 키우지 말고 뭉치자. 미래를 도모하자'는 말 자체는 상황에 따라 맞는 경우도 있지만 일에는 선후가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국가포퓰리즘으로 나라가 망가져 가고 있다. 이를 비판하고 수권정당으로 시대적 과업을 수행할 새 그릇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시대의 매듭을 짓고 새 인물들이 미래의 창을 열 수 있도록 책임져야 할 분들의 아름다운 결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 김진태 "당 기강이 엉망이 되는 중심에 김성태가 있다"

    한국당 재선과 중진 의원들도 김무성 의원을 향한 공세에 합세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보수의 미래 포럼' 세미나에서는 김성태 권한대행과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4선 중진의 정우택 의원은 "홍준표 대표 때문에 당이 망가졌고 이번 선거도 폭망했다"면서 "어떤 선거든 (선거에서 참패하면) 지도부가 물러나는 게 책임정치다. 큰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할 사람은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전 대표와 함께 선거를 이끌었던 김성태 지도부 사퇴를 주장한 것이다. 

    유기준 의원도 "당 지도부가 당헌·당규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품격 없는 언행을 일삼은 결과 민주주의가 실종돼 의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했다"면서“모두의 책임이니까 봉합해서 지금 상태로 가자는 것은 정당 역사상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도 최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선고를 내렸던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이 비대위원장 후보에 오른 것을 비판하면서 "당이 기강이 엉망이 되는 중심에는 김성태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중심을 잡지 못하니까 우리 당을 놀려 먹으려는 사람이 거론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당을 희화화하는 것을 넘어서서 자해 모욕하는 수준까지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에서 지고 우리가 적폐세력이라는 말을 인정하고 무릎 꿇고 반성하자고 하는데 적에게 항복한 장수를 어떻게 믿고 따르겠느냐"면서 "당장 의총을 열고 표결을 통해서라도 (김성태 대행 거취)문제를 확실히 마무리 지어야 한발이라도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윤상직 "보수의 원칙은 반성과 책임에서 출발"

    중립지대인 정용기 의원도 힘을 실었다. 

    정용기 의원은 김무성 의원이 입장문에서 ‘김성태를 더 이상 흔들지 말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김성태 대표 흔들기 차원으로 비하하고 매도해서는 안 된다"며 "김성태 개인에 대한 호불호 문제가 아닌 자유민주주의 핵심 원칙으로 돌아가야한다는 심정을 말한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김 의원이 비박계의 존재를 부정한 것에 대해 "설득력을 갖기엔 쌩뚱맞다. (김무성 의원이) 대표 시절 본인과 가깝고 충성을 다하는 분만 당직 인선을 하고 그분들이 그대로 탈당했다가 유승민 대표하고 갈라지고 그대로 복당했다"며 "박성중 메모 사건 때 모였던 분들도 그분들인데 그게 계보가 아니면 무엇이 계보이겠냐"고 따져물었다. 

    윤상직 의원도 "보수의 원칙은 반성과 책임에서 출발한다"며 "과거가 아닌 미래를 봐야 미래를 개척하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이건 언어도단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은 모두가 책임을 안 지는 것과 같다"면서 "책임질 사람이 있고 당 지도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심재철 의원은 전날 전체 의원들에게 의원총회 소집 요청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태 대행의 거취문제와 비상대책위원장 인선 등 당내 갈등 상황을 매듭 지을 '끝장 의총'을 요구한 셈이다. 

    이번 주에 의총이 소집될 경우 김성태 대행의 거취문제·계파 갈등·비대위원장 인선·전당대회 문제 등 당 갈등이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심 의원은 의총 소집 요구서에서 "선거 참패 이후 당이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할지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비상대책위원장이 누가 되는가에 대한 관심부터 비대위의 권한과 역할, 활동기간에 대해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전당대회는 어떻게 되는지 등 여러가지 당내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돼 금주 중에 의원총회를 소집해 달라고 원내대표에게 요청했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