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판문점으로 보낸 운송함 엿새째 수령 안 해…폼페오 방북 맞춰 받을 수도
  • ▲ 1990년대 판문점을 통해 송환되는 미군 유해.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990년대 판문점을 통해 송환되는 미군 유해.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6.25전쟁 당시 숨진 미군 유해를 놓고 ‘장난’을 치려는 걸까. 미국이 판문점을 통해 보낸 유해 운송함을 북한이 엿새째 수령하지 않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29일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주한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측은 미군 유해 송환팀의 방북 협의에 따라 지난 23일 나무로 된 유해 운송함 100여 개를 판문점에 보냈고, 북한이 24일 이를 넘겨받아 유해 송환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북한 측은 특별한 이유 없이 유해 운송함을 수령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마이크 폼페오 美국무장관이 내주 방북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 같다”면서 북한이 미군 유해 송환을 방북한 폼페오 장관에게 ‘선물’로 안겨주는 대신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이행을 늦추려는 게 아니냐고 추측했다고 한다.

    다른 한 편에서는 “북한이 미군 유해 송환의 대가로 돈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1990년대 유해 발굴 사업을 실시하면서 2,800만 달러(한화 약 315억 원)에 달하는 돈을 발굴 및 운구 비용으로 지불한 바 있다.

    ‘조선일보’는 “북한이 폼페오 장관 방북 일정 등을 정하면 미국은 그 시간표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으며,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북한 비핵화 성과를 내야 하지만 종신 집권이 가능한 김정은은 그런 부담이 없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남성욱 고려대 교수의 주장도 전했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자국 내 정치에 활용할 명분 정도만 주고, 자신은 그 대가로 제재 해제와 같은 이익을 챙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이 무엇 때문에 미군 유해 운송함을 수령하지 않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김정은이 돈을 원하는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을 얼르는 차원에서 유해 송환을 시작할 지는 내주 폼페오 美국무장관의 방북 이후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