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호·홍문종 "안되면 분당"…김진태·김태흠 "김성태 물러나라"…성일종·이장우 "김무성 탈당"
  • ▲ 28일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공개 발언을 듣고 있는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뉴시스
    ▲ 28일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공개 발언을 듣고 있는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뉴시스
    초재선 의원 모임과 3선 의원 모임에서도 김성태 체제를 신임하기로 의견을 모아, 당분간 소강 상태로 접어들 것 같았던 자유한국당의 계파 갈등이 지난 28일 의원총회를 계기로 다시 불거졌다. 

    이번에는 '분당'까지 언급한 공개 발언도 나와 분열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하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일부 중진 의원의 사퇴를 종용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28일 자유한국당은 의원총회를 개최,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추진하는 '전권 혁신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고 최근 수면화됐던 갈등을 봉합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었다. 

    이날 참석한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향후 과도기적인 당 체제와 국회운영과 관련해서는 의총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고 의원동지 여러분과 충분한 교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당이 처해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마음의 상처 없이 단합된 힘으로 위기를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발언대에 올라선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은 "모든 것을 협의하고 결정해 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여러분에게 당연히 보고를 하고 또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기술적으로 협의해 가면서 적어도 다수의 의원님들이 찬동하는 쪽으로 제가 운영하겠다"며 비대위를 둘러싼 우려를 해소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용기 "김성태가 경고성 문자 보내"… 김진태 "김성태, 물러나라"

    하지만 안 위원장의 발언이 끝난 직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당초 주요 지도부 의원의 공개 발언과 일부 의원이 희망하는 경우 공개발언을 한 뒤 비공개로 전환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공개 의총을 열자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김태흠 의원은 "어차피 여기서 나오는 것들 다 (언론에) 나오던데 오히려 왜곡돼 나가는 것보다는 공개로 하고 원내 협상관계만 비공개로 하자"고 주장했다.

    그러자 정용기 의원이 나섰다. 정 의원은 앞서 여러 발언을 하다 갑자기 "(지난) 금요일 새벽에 김성태 원내대표가 새벽 3시 45분에 이 자리에서 공개하기 그런 문자를 보냈다. 집 사람이 보고 (나에게) '당신 무슨 잘못을 했길래' (라고 했다)" 라고 발언했다. 

    계속해서 공개·비공개 여부를 두고 설전을 벌이는 가운데 성일종 의원이 나왔다. 성 의원은 지방선거 참패 직후 가장 먼저 '중진 퇴진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성 의원은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바 있는 김무성 의원에게 이번에는 탈당을 촉구했다. 이장우 의원 역시 공개발언을 통해 김무성 의원의 '결단'을 요구했다. 

    김진태 의원은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의 '2선 후퇴'를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렇게 말씀드리기가 힘들다. 우리가 소줏잔 나눈게 얼마냐"면서도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말씀이다. 이번 선거 참패의 원인이 무엇인가"라며 김 권한대행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미룬다고 능사가 아니다"라며 당원들이 직접 지도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어 발언대에 선 김태흠 의원 역시 '김성태 사퇴론'에 힘을 실었다. 

    강석호·홍문종 '분당' 가능성 언급… 계파갈등 봉합 어려울 듯

    이처럼 주로 친박계 의원들이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에 대한 집단 반기를 들고 일어나는 분위기 속에서 이번에는 비박계 강석호 의원이 '분당' 가능성을 거론해 또 다시 갈등이 증폭됐다.

    강 의원은 "박대출 의원 말대로 치열한 논쟁을 통해 내부 결론을 내서 갈거냐, 아니면 갈라질거냐. 안 맞으면 서로 또 다른 당 처럼 갈리질거냐, 이런 결론들에 시간이 필요하다면 우리도 가져야 선이 그어질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홍문종 의원 역시 "솔직히 친박이 어딨느냐. 다 죽었잖느냐"라며 "당에 도움 안 되니까 아무것도 안했다. 친박-비박으로 나누지 말고 이념으로 나누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안되면 분당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정하기 싫지만 A그룹, B그룹이 하는 이야기 뻔하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이어 의총은 비공개로 전환됐고 의총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격앙된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는 분위기였지만 이날 김성태 권한대행이 추진하는 혁신 비대위를 비롯해 여러 쇄신 방향과 관련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진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동안 거친 계파갈등 속에서도 금기시 돼 왔던 분당 가능성이 나오는 등, 한국당의 내부 계파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비대위가 구성이 되고 과감한 인적 청산에 나설 경우 특정 계파의 집단 이탈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역 의원을 제명시키려면 의원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현행 당헌당규상 특정 계파에 대한 일방적인 '밀어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하지만 계속되는 징계와 정치적 압박을 못이겨 특정 계파가 집단 탈당해 신당을 창당할 소지는 충분하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