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가까이 남은 총선에서 공천권 행사는 사실상 어려워…'비대위 활동 종료 후 또 비대위 구성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와
  • ▲ 지방선거 참패 후 반성과 사죄의 목소리를 낸 자유한국당 의원총회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지방선거 참패 후 반성과 사죄의 목소리를 낸 자유한국당 의원총회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초재선 의원 모임에 이어 3선 의원 모임에서도 '김성태 리더십'을 당분간 지켜보기로 결정해, 향후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 적임자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비대위 준비위'를 이끄는 안상수 위원장은 당내외 주요 인사들이 정리된 명단을 받아 다방면으로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한국당 내에서는 비대위의 위상과 역할, 활동 기간 등을 두고 여전히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다. 논란의 발단이 된 것은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의 이른바 '공천권 비대위' 발언이다. 

    지난 27일 김 권한대행은 비대위 준비위 회의에 참석해 "혁신비대위원장에게 한국당을 살려낼 칼을 드리고, 내 목부터 치라고 하겠다"며 "그 칼은 2020년 총선 공천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칼이어야 된다"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지난 2016년 1월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비대위'보다도 더 강력한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공천과 관련해 강력한 권한을 행사했었다. 

    문제는 총선까지 아직 너무 많은 기간이 남았다는 점이다. 선거까지는 1년 10개월이 남았고, 그 전에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최대한 앞당겨도 1년 8개월이 남은 현 시점에서 비대위가 공천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비대위라는 조직 자체가 한시적으로 당을 이끄는 지도부이기 때문이다. 

    ◆ '비대위 후 또 비대위'?

    비대위가 내년까지 이어지더라도 넘어야 할 높은 벽이 있다. 바로 내년 4월 재보선이다. 

    재판과 수사가 아직 진행중인만큼 현재로서는 그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최경환·홍문종·이우현·권성동·염동열 의원 등 대부분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라는 점에서 한국당에게는 재보선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만약 재보선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 비대위 역시 '청산'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한국당에서는 '비대위 후 또 비대위'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이번에 구성되는 비대위가 활동을 종료하면 또 비대위를 구성할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전당대회를 하는 즉시 당의 분열은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질 것이다. 그래서 결국 또 비대위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음 총선까지 비대위로 당을 연명해갈 것이라는 비관 섞인 진단이다. 

    따라서 당에서는 비대위보다는 차라리 전당대회가 낫지 않겠냐는 목소리도 다시 나온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지금 현재 상황에서 누가 비대위로 온다한들 분위기 반전은 쉽지 않다"며 "당의 주인은 당원이니, 직접 당원들에게 누구를 대표로 세울 것인지 묻는 것이 원칙상 맞다"고 주장했다. 분열을 하더라도 직접 당원들의 선택을 받자는 취지의 의견이다. 

    이처럼 비대위를 둘러싼 여러 시선이 엇갈리는 가운데 비대위 준비위는 28일 비대위원장 인선을 위한 본격적인 회의에 돌입했다. 

    안상수 위원장은 "다음주 중 대상 인물이 떠오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비대위가 단합하면서 쇄신하는 방향으로 일할 수 있도록 같이 힘을 모으고, 의원들과도 사전 협의와 의원총회 보고도 하면서 다수가 동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