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납북 구분도 않고 ‘월북예술인’ 행사연다는 서울시

납북유가족회 반발 “명단 대조 중”... 서울시 “납북자 포함 여부 확인 안해봤다”

임혜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6.25 12:17:49
▲ 서울도서관에서 7월3일부터 약 2주간 진행될 '평양 책방' 전시 홍보 포스터.ⓒ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다음달 3일부터 2주 간 서울도서관에서 개최하는 ‘월북예술인’ 관련 전시가 시작 전부터 논란이다. 

전시의 공식 명칭이 <평양책방 : 책으로 만나는 월북예술인들>로, ‘월북’이란 표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월북 아닌 납북예술인이 섞였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시 소식을 접한 납북 유가족 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전시될 책 중에는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도서까지 포함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서울도서관측은 전시 소식을 알리며 "월북예술인은 광복과 동시에 이뤄진 분단, 6.25전쟁 등의 환경에서 이데올로기적인 이유로 월북을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대표적인 월북예술인으로는 소설과 박태원, 박세영, 시인 백석, 임화 등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도서관측은 해방 이후 북으로 간 예술가들을 다루는 전시를 준비하면서, 월북·납북에 대한 구분조차 하지 않았다. 서울도서관측은 “해당 예술가들 중 혹시 납북 인사도 포함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납북자 현황 파악은 사실상 힘들다“는 답변만을 내놨다. 전시에 등장하는 ‘월북’ 예술가들 중에 ‘납북’ 인사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서울도서관측은 "월북예술인 100여명은 해당 저서 및 자료를 제공한 연구자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에 한했으며, 특별한 기준을 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월북·납북에 대한 기준 마련이나 구분을 시도하지도 않은 채, ‘월북’이란 용어로 전시를 뭉뚱그린 것이다. 도서관측은 "특정인에 대한 남측과 북측의 시선이 다르기에 정확히 구분 짓기가 힘들다"는 애매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납북자 유가족들은 ‘명예 훼손’을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회 측은 22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전시에 등장하는 100여 명의 예술가 명단을 확보해 납북 인사가 포함돼 있는지 대조작업 중”이라며 “만약 납북 예술가가 확인되면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미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회 이사장은 "이제껏 정부와 유가족회에서 결정한 '납북자 명단' 자체를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회는 전시 기획 자체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가족회측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평양을 제목으로 내걸고 그런 책들을 굳이 공개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라 물었다. 

이번 전시는 검증 안 된 ‘월북’ 용어 사용 외에, '북한 체제 찬양' 관련 책들의 존재로 인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전시될 책 중에 『당의 기빨따라』(1959.10.30), 『조선로동당창건 15주년 기념시집-당이 부르는 길로』(박진수, 1960.10.1), 『10월혁명 40주년 기념 작품집―레닌을 따라서』(최은석, 1957.10.1) 등 북한체제를 기념하는 듯한 내용의 책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도서관측은 그러나 “어차피 책 열람이 불가능하며, 표지만 전시되는 것”이라며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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