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김종인, 김형오, 박관용 등 거론… 김문수, 남경필 등 지방선거 후보자들도 하마평
  • ▲ 박근혜 정부 말기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던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박근혜 정부 말기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던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난파 직전인 당의 운명을 맡길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을 찾기 위한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고민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여러 후보군이 하마평에 오르내리지만 정작 당사자들이 선뜻 나설지도 의문일뿐더러, 대중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뚜렷한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내주 초 비대위 준비위원회 발족이 예정된 만큼 더 이상 비대위원장 인선을 미룰 수 없는 한국당 지도부는 마음만 급하다.

    지방선거 참패 후 조기 전당대회냐, 비대위냐 갈림길에서 일단 한국당은 비대위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당대회를 치를 여력이 없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후보군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정치권 동향과 당 사정에 어느 정도 밝으면서도 리더십이 있는 인물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와 무관한 소위 '외부인사' 카드는 일단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기준에 따라 한국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인물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김형오·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 원로 정치인들이다. 20일 한국당 중진인 한선교 의원은 직접 나서서 박관용 전 의장을 비대위원장에 추천하기도 했다.

    김병준 교수의 경우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로 추천됐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결국 무산돼 이번에는 한번 맡겨볼 만하다는 시각이 많다.

    이 밖에 거론되는 인사들은 6.13 지방선거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김문수 전 경기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이다.

    비록 선거에서는 졌지만 당을 위해 분투한 점을 감안해 사령탑을 맡겨보자는 의견이다. 지난 18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황영철 의원은 '남경필 카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여러 후보군이 언급되는 가운데, 정작 중요한 것은 '모양새'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거론되는 몇몇 인사들과 접촉한 한 한국당 관계자는 "비대위원장을 맡느냐 안 맡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맡게 되느냐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꽃가마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모셔지는' 모양새는 필요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소위 '할 사람이 없어서' 나서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한편 21일 의원총회를 열어 향후 당 운영 방안을 두고 격론을 벌인 자유한국당은 주말 동안 비대위원장 인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주 초까지 어느 정도의 밑그림이 나오지 않으면 자칫 비대위 카드가 동력을 잃어 당이 또다시 우왕좌왕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세력 재편이 가속화되는 만큼 비대위원장 인선을 둘러싼 치열한 눈치싸움도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