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성의 '분풀이식 방화'로 애꿎은 시민들 희생
  • "10분 만 늦게 왔더라면…."

    지난 17일 군산 화재 사고로 숨진 개그맨 김태호(본명 김광현·51·사진)가 사고 현장에 들어선 지 10분 만에 화를 입은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 측은 "유가족 말에 따르면 고인이 모 주점에 들어간 지 불과 10분 만에 사고가 일어났다고 한다"며 "갑자기 예기치 못한 화재가 발생하면서 미처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20일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일, 연예인자선골프대회 사회를 보기 위해 군산에 내려간 고인은 지인들과 모 유흥주점에서 '뒤풀이'를 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인이 해당 주점에 들어선 시각은 오후 9시 40분경. 이로부터 정확히 10분 후 한 50대 남성이 바닥에 뿌린 휘발류에 불을 붙이면서 끔찍한 화재가 발생했다. 별생각 없이 방문한 주점 안에서 이름 모를 남성의 '분풀이식 방화'로 아까운 목숨을 잃게 된 것.

    출입구가 비좁은 탓에, 안에 있던 사람들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데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경찰 관계자의 전언이다.

    '묻지마 방화'를 저지른 이 남성은 해당 주점의 업주와 '외상값' 문제로 말싸움을 벌이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다툼의 발단이 된 외상값은 10만원이었다. 고작 10만원에 불과한 돈 때문에 3명이 사망하고 30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벌어진 것.

    뜻하지 않은 화재로 고인이 목숨을 잃으면서 이튿날 열린 연예인자선골프대회 시상식 2부 사회는 개그맨 강성범이 대신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1년 KBS 8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태호는 '코미디세상만사', '6시내고향', '사랑의가족' 등에 출연해오다 최근엔 행사 전문 MC로 변신해 전국을 누비며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방송코미디언협회 사무국장을 역임하며 개그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공로로 2013년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전처)과 두 딸이 있다. 빈소는 경기도 성남중앙병원 장례식장 4층 귀빈실. 발인은 오는 21일 오전 10시다. 장지는 용인 '평온의 숲'으로 확정됐다.

    [사진 출처 = 김태호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