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 다 빼고 '탈이념 민생정당' 표방하기로… "갈등 요소 덮고 가자는 것" 비판도
  • ▲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생특별위원회 12' 출범 발대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생특별위원회 12' 출범 발대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바른미래당이 6·13 지방선거 패인으로 지목된 당 정체성과 관련해 '탈이념 민생정당과 미래 지향적 개혁'을 표방하기로 뜻을 모았다.

    바른미래당은 진보와 보수라는 추상적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 민생을 책임지는 실용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당 정체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중도 정당'이라는 용어를 표기할지 이견이 있었다고 알려졌지만, 최종적으로 제외됐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미래당은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공존하는 새로운 정당이다"라며 "문제를 풀어내는 탈이념 민생정당과 미래지향적인 개혁을 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념과 진영이 아니라 정책으로 말하고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6·13 지방선거 참패 후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뼈를 깎는 혁신'을 다짐했다.

    신용현 대변인은 이날 "기성 정치의 행태와 내용을 뛰어넘고자 했지만, 기성 정치의 낡은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당의 가치와 지향점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한 채 스스로 국민의 외면을 자초하고 말았다"고 자성했다.

    신 대변인은 또 "공천 갈등을 표출시키는 등 합당 정신은 망각됐고, 국민 눈높이를 맞추기는커녕 국민께서 지켜보고 계신다는 사실도 헤아리지 못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이어 "(선거를 통해 나타난) 국민의 질책을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뼈를 깎는 자세로 성찰하고 혁신하면서 저희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임을 찾아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이후 끊임없이 정체성 논란에 시달렸다. 6·13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후 당 재정비를 위해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의원 워크숍을 진행,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기로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진보-중도-보수라는 이념적 표현 자체를 언급하지 않기로 하면서, 일각에서는 '갈등 요소를 덮고 가자는 게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도 제기됐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정체성 문제는 앞으로도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다"며 "어정쩡하게 덮어놓고 가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수든 진보든 중도든 당의 노선을 확실히 해야 하고, 만약 거기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지금 깨끗이 정리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이 같은 우려와 관련해 "우리는 양극단을 배제한 실용 정당이고, 민생을 우선하며, 미래 개혁을 추구할 것"이라며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에 말리지 말자고 의견 일치를 이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