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치권 ‘한미훈련 중단’ 맹비난

매케인 군사위장 "국익에 안맞는 나쁜 협상”… 갈레고 의원 "안보에 가해진 부분적 손상”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6.18 17:30:09
▲ 한미연합훈련 중단에 강력히 반대하는 존 매케인 美상원의원. 공화당의 구심점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발언 후폭풍이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에서도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美 워싱턴 정가에서는 상·하원을 가리지 않고 ‘한미연합훈련 중단’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뇌암’으로 투병 중에도 공화당에서 트럼프 美대통령을 견제하며 ‘어른’ 역할을 하는 존 맥케인 美상원 군사위원장까지 공식 반대 입장을 내놨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16일 “한미연합훈련 실시 유예는 실수”라고 지적한 매케인 위원장의 성명 내용을 보도했다.

매케인 美상원 군사위원장은 “(김정은에게) 보상도 받지 않고 (연합훈련 중단 등을) 양보하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맞지 않으며 나쁜 협상 전술”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도발적’이라고 표현하며 중국과 북한의 선전을 흉내 낸 것은 미국의 안보와 동맹 관계를 약화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매케인 美상원 군사위원장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이루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이 성공하기를 계속 바란다”면서도 “그러나 북한과의 대화 지속을 위한 대가로 미국이 소위 ‘선의의 양보’를 부담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미국은 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이룩하기를 원하지만 이를 가장 위협하는 세력은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도발, 인권 유린 등을 자행하는 북한”이라며 “이런 북한에 대해 미국은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케인 美상원 군사위원장은 “북한이 변화를 위해 구체적 조치를 취할 때까지 미국은 어떤 양보도 해서는 안 되며 제재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서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 긴밀히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강력 비난

민주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발언을 강력히 비난했다. 일부는 제임스 매티스 美국방장관에게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라”고 촉구하는 서한까지 보냈다고 한다.

▲ 루벤 갈레고 美하원의원. 애리조나 피닉스 하원의원인 그는 지난 5월 주한미군을 마음대로 철수할 수 없도록 법안을 고치기도 했다. ⓒ루벤 갈레고 美하원의원 홈페이지 캡쳐.
‘미국의 소리’ 방송은 루벤 갈레고 美하원의원(애리조나·민주)이 매티스 美국방장관에게 보낸 서한 내용을 공개했다. 갈레고 美하원의원은 지난 5월 중순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주한미군을 2만 2,000여 명 미만으로 줄이려면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조항을 넣었던 인물이다.

갈레고 의원은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취소를 결정하기에 앞서 매티스 장관 또는 패트릭 샤나한 국방 부장관과 사전 논의를 했는지, 美국방부 수뇌부는 이에 지지를 했는지, 취소를 공식화하기 전에 한국 대통령과 국방부·외교부에 사전 논의를 했는지 물었다. 그는 또한 한미연합훈련 일정이 어떨 때 조정이 가능한지 조건을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남북한과 동북아시아 지역 안보 문제에 대한 美국방정책의 주요 변화에 대해 의회에 적극적으로 알려줄 의도가 있는지도 답하라고 촉구했다.

갈레고 의원은 또한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 뿐만 아니라 美국방부 수뇌부와도 논의하지 않고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중요한 결정을 듣는 것이 고통스러웠다”면서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정을 가리켜 “미국의 명예, 동맹국과 美국가안보에 가해진 부분적인 손상”이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갈레고 의원은 매티스 장관에게 해당 질의에 대한 답변을 30일 이내에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美민주당 상원의원들 또한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정에 우려를 표했다. 밥 메넨데즈 美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북한은 지금까지 약속을 만들기 위한 약속만 하고 실질적인 합의는 한 적이 없다”면서 “북한이 행동을 보이기 전에 미국이 먼저 한국과의 연합훈련을 취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美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벤 카딘 민주당 의원 또한 “한미연합훈련을 연기 또는 중단하려면 미국 안보에 미칠 영향과 북한의 핵무기 포기에 관한 진척을 비교해서 판단해야 하는데 지금 북한은 그런 실질적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정을 반대하며 미국은 북한에 그 어떤 양보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찬가지로 美상원 외교위 소속인 크리스 쿤스 민주당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북한의 명확한 양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일정도 안 나온 상태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취소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美의회 뿐만 아니라 美언론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선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드세다. 특히 ‘워싱턴 포스트’와 같이 ‘反트럼프 성향’이 두드러진 언론들은 북한이 핵무기 폐기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훈련 중단 결정은 지나치게 성급한 것이라거나 심지어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패배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을 계속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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