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애니 실사 영화 '인랑' 제작보고회김지운 "영화 '인랑'의 장르는 비주얼"
  • "김지운(사진) 감독님과는 '놈놈놈' 이후 10년 만에 다시 함께 했는데요. 그새 말솜씨가 많이 발전하셨더라고요."

    18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인랑'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정우성은 "10년 만에 다시 만난 한효주가 배우로서 한층 더 성장한 것 같다"는 김무열의 '덕담'이 끝나자마자 자신도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김 감독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감독님 말이 정말 많이 느셨어요. (웃음) 말솜씨 만큼이나 연출 솜씨도 더 많이 발전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날 열린 제작보고회는 김지운 감독의 '원맨쇼'나 마찬가지였다. 시작부터 "이번 영화에서 온갖 잡고생을 도맡은 김지운"이라고 예사롭지 않은 자기 소개로 운을 떼더니, 고난이도 액션 연기에 불만을(?) 토로하는 배우들에겐 "확인해봐야겠지만, 아마 정두홍 무술감독이 시켰을 것"이라며 슬쩍 책임을 떠넘기는 말재주를 부렸다.  

    또 김 감독은 '인랑'을 4가지 키워드로 설명하는 영상에 본인의 '뒤태'가 나왔다는 묻지도 않은 말을 꺼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박경림 : "영화 '인랑'을 '새롭다' '놀랍다' '재미있다' '섹시하다'는 4가지 키워드로 표현해주셨더라고요."  

    김지운 : "아까 (홍보 영상에서)저 얘기를 할때는요. 이번 영화에 대한 어떤 '바람'을 얘기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요. '섹시하다'는 말이 나올 때 제 뒤태가 나왔어요."

    박경림 : "저희는 전혀 못 봤는데 본인만 보셨군요."

    김지운 : "중요한 장면을 놓치셨군요. 아무튼 그런 장면들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아마도 이같은 마음이 제 무의식에 담겨 영화에도 반영이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 감독은 "정우성·강동원·한효주·김무열·최민호 같은 기라성 같은 배우들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너무 만족스러웠다"며 "이런 배우들을 한 장면에서 볼 수 있다는 게 감독으로서도 기쁘지만, 아마도 영화 팬들께서는 그런 순간들을 더 기다리지 않으셨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누가 그러더라고요. '인랑'의 장르가 비주얼이라고. 저도 동의합니다. 이런 배우들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어떤 매력 위에다 또 다른 각자의 빛나는 매력이 이번 영화에 담겼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영화들에선 못봤던 그런 순간들이죠. 압도적인 비주얼을 가진 이런 배우들과 함께 한 정말로 소중한 시간이자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너무나 유명한 애니메니션을 실사 영화로 만든 건 정말로 무모함 그 자체였다"며 "잘해도 욕 먹고, 못하면 더 욕 먹고…, 욕 먹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하는 영화였다"고 밝혀 '인랑'을 영화로 만들기까지 심적 부담감이 상당했음을 토로했다.

    "'인랑'은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대표작입니다. 전세계적으로도 열성적인 팬들이 많죠. 아마도 팬들은 이 작품이 실사로 나온다는 것에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일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불안했습니다. 그런 만큼 각오도 더 새로웠습니다. '놈놈놈' 이후로는 다시는 이런 작품을 찍지 않으려 했는데, 하다보니…. (웃음) 마음이 아팠고, 건강도 많이 해친 그런 영화입니다. 제게는. 후회하냐고요? 저는 모든 영화를 만들고 다 후회했습니다." (웃음)"

    [사진 제공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