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한 말이 무슨 뜻인 줄 제대로 알고나 한 소리인지...어디 붙어야 살수 있을까?...중음신(中陰身)된 자유한국당
  •  “우리가 여전히 수구 냉전적 사고에 머물러 있으면... 국민들은 점점 더 우리들을 외면하고 말 것”
    “...을 청산하고... 보수이념의 해체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비상 의원총회에서 읽은 반성문 중 한 대목이다.

     “잘못 했습니다” “반성 하겠습니다” “다시는 이런 저런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라며 국민 앞에 사과하는 취지 자체는 나무랄 일이 아니다. 문제는 할 말 안 할 말을 잘 골라서 했어야 올바른 반성이 되는 것인데, 김성태 원내대표가 사용한 언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개가 갸웃둥 해지는 사례가 있어, 고소를 금할 수 없다.
    자기가 한 말이 무슨 뜻인 줄 제대로 알고나 한 소리인지 심히 궁금하다.

     예컨대 ‘수구-냉전적 사고방식과 보수이념 해체’ 운운한 구절이 그렇다.
    자신들이 지금까지 추구한 대북관계 정책, 활동, 언행, 노선이 정말 그처럼 ‘해선 안 될 수구 냉전적 짓거리’였다면, 그럼 그런 그들을 꼭 자유-우파인 줄만 알고서 애초에도 찍어주고 이번에도 30%대 지지율로 찍어준 표심(票心)은 순 가짜 우파를 찍어주었다는 것인가? 온갖 악조건 하에서도 자기들을 찍어준 순진한 자유-우파
    유권자들을 그런 식으로 일순간에 바보 만들어도 좋다 이거야?

     “보수이념의 해체,,,”라니, 앞으로 그렇다면 어떤 이념을 취하겠단 소리야? 파시즘으로 갈리는 없겠고, 그럼 '민중민주주의'? 그럴 리도 없다. 자유한국당 도련님들에게 혁명가가 될 자질은 애시당초 함량미달이다.

     그럼 사회민주주의나 민주사회주의? 그거야 이미 그 비슷한 것을 하는 정파들이 있는데다, 그걸 할 바에야 20대부터 했어야지 나이 40~50~60 돼가지고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진보 하렵니다” 하고 나선다 한들 누구 한 사람 믿어줄 것 같아? 그것도 아니라면 그럼 뭐 할 거야? 자유주의 좌파? 중도실용주의? 수정자본주의?
    하 참, 이거 왜들 이래? 그것도 이미 이명박, 유승민, 안철수가 다 했잖아?

     그러니 무식 자진폭로 하지 말고 그냥 국으로 오만상 찌푸린 채 눈물이나 줄줄 짜며 궁상떨고 앉아있는 편이 한결 나을 뻔 했다. 무슨, 격에도 안 어울리게 보수가 어떻고 수구가 어떻다, 아는 척 했나? 보수이념을 해체하고서도 계속 자유-보수-우파 유권들에게 표 달라고 할 작정이었어, 얌통머리 없게스리?

     담론(discourse)의 표출(articulation)의 기본도 못 갖춘 자유한국당, 정말 할 말이 없네.
    그래, 보수이념 많이많이 해체하고서도 딱히 빈자리가 없어 여기로도 저기로도, 요리로도 조리로도 갈 데가 없어진 중음신(中陰身) 신세가 된다 해도 절대 말릴 생각 없으니, 니 마음대로들 하세요,

     자. 그럼 올림포스 산의 제신(諸神)들이시여, 중음신 된 자유한국당의 넋두리를 한 번 들어보시지요.

     "우리처럼 중음(中陰)에 들어 갇힌 영혼들은 자기 정체성이 없어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니는 불안한 영혼들이랍니다. 우리는 노래합니다. "우리는 보수였어요, 잔짜 보수는 아니었지만요... 그래서 언젠가는 진짜 보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럴 수가 없었어요... 투전판에 가 가짜우파 증서  왕창 속여팔아 진짜 우파증서 사가지고 진짜우파 행세 짭잘하게 몇달은 했지요... 내 사주에 청문회도 해보고...그땐 정말 김성태 떴다 하면 산천초목이 벌벌 떨었지요... 어흠... 한데 살고 보니 인생은 그저 그렇고 그런 것입디다. 플러스 마이너스 하다보면 결국은 죽도 밥도 안 되는 게 인생이더이다. 그런데, 의사당 앞 단식투쟁 하나는 알아주이소. 때마침 주먹따구 때려준 조연배우도 자청해서 하나 나왔고요... 예,,,"

     "이젠 어디로 붙어야 먹고 살까요? 이번엔 '중도' 에 붙으면 어떨까요. '중도'면 안전빵 충분히겠지요? 중도우파, 중도진보, 중도보수, 중간노선, 중간파...어때요?  장사 잘 되겠지요?" 아, 남북이 짝꿍 됐는데 중간 안 하면 짜들이 어디서 살아남는다 이깁니껴?"

    류근일 / 전 조선일보 주필 /2018/6/15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