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참패' 탈북민 반응… "패배 예상 못했다면 바보" "소통 부재" "리더십 없다" 비판
  • ‘보수 궤멸’로 요약될 수 있는 6.13 지방 선거 결과에 대한 탈북민들의 반응은 절절하고 예리했다. 뉴데일리는 선거 직후인 14~15일 이틀에 걸쳐, 급격하게 변화한 국내 정치 지형에 대한 탈북민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미련 없이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최정훈 자유수호연합 대표)

    “소통능력이 없으니 매번 밀리는 거다.”(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 원장)

    탈북민들은 돌이킬 수 없어 보이는 보수의 패배에 대해 “차라리 잘 된 일”이란 입장을 밝혔다. “어정쩡하게 승리했다면 ‘아직도 우린 죽지 않았네’라며 멍청한 생각을 할 것”(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이기 때문이다. 서 국장은 “보수가 완패할 거라 짐작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왕 탈 바에는 잿가루가 되어야 한다"

    자유한국당에 대한 탈북민들의 실망과 비판은 거셌다.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장은 이번 선거 결과를 ‘기회주의 보수당의 궤멸’이라고 요약했다. 허 위원장은 "기존의 기회주의 보수가 완전히 죽어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어쩌면 이번 일(선거 패배)이 잘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 지난해 5월 3일 ‘탈북자집단망명추진위원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시 탈북자 3,000여 명이 집단 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 뉴데일리DB
    ▲ 지난해 5월 3일 ‘탈북자집단망명추진위원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시 탈북자 3,000여 명이 집단 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 뉴데일리DB

    박상학 자유운동연합 대표는 “탈 바에는 잿가루가 되어야 한다”며 “깨끗하게 패했으니 처음부터 다시 일어나라”고 주문했다. 박 대표는 ‘자업자득’이란 표현까지 동원해, 무능했던 야당 정치인들을 비판했다.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은 보수의 패배 원인을 ‘소통 부재’에서 찾았다. 이 원장은 “소통 능력이 없으니 매번 밀리는 것”이라며 “대참패를 예견 못했다면 바보들”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이 북한처럼 몰표화 되고 있는 느낌"

    리더의 역할에 대해 일갈한 탈북민도 있었다. 북한군 정치 장교 출신인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우익에 리더가 없는 게 문제였다”고 짚었다. 탈북민들은 선거에서 승리한 여당 인물들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연세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탈북민 박 모씨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 “대선까지 욕심내서는 안 될 인물”이라고 평했다. 그는 “힘들게 탈북했는데 저런 사람(이 지사)의 국민이 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여당에 몰표를 준 국민 정서를 이해 못하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김성민 대표는 “이른바 좌우균형을 맞춘다는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그런 건 가짜 국민 정서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는 선거 결과에 대해 아쉬움이 큰 듯 "대한민국이 점점 북한식 노동당 몰표화로 변해가고 있는 느낌이 들어 대단히 걱정스럽다"란 말도 덧붙였다. 

    또 이민복 자유풍선단장도 "경제가 좋은 것도 아니고 김정은과 확실한 회담을 한 것도 아닌데, 현재 남한국민들의 마음을 알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