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인터뷰 때 인이어 빼… TV조선엔 짜증, JTBC엔 엄포… "생각해보니 지나쳤다" 해명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13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6.13지방선거 출구조사 발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 공준표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13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6.13지방선거 출구조사 발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 공준표 기자
    지난 13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인터뷰를 진행했던 MBC 기자가 '인터뷰 셀프 중단' 해프닝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6.13 지방선거에서 선거 개표 방송 진행을 맡았던 박성제 MBC 보도국 취재센터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제 있었던 이재명 후보와의 인터뷰 중단 사태에 대해 설명드리겠다"며 "인터뷰 연결 직후 이 후보 측에서 '모 여배우(김부선)의 이름이나 스캔들 내용을 묻지 말아달라'고 요구했었다"고 밝혔다.

    "정신없이 방송을 진행하면서 인터뷰 연결을 기다리던 중, 이후보 측에서 '모 여배우의 이름이나 스캔들 내용을 묻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는 전언을 들었고, '알았다'고 수용했습니다. 굳이 스캔들 상대방까지 거론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죠."

    박 센터장은 "하지만 저희는 경기도지사가 된 이 후보가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들을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묻고 싶었다"며 애당초 준비했었던 질문 내용을 공개했다.

    "그래서 저와 김수진 앵커가 준비한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선거과정에서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었는데 앞으로 경기도지사가 된 후 비판자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포용할 것인가』"

    박 센터장은 "그러나 이 후보는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안 들린다'면서 이어폰을 빼버리고 빠져나갔다"며 "물론 정치인이 질문에 답하지 않을 자유는 존중하지만, (질문을 건넨)기자든 정치인이든 그 판단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당선인은 13일 오후 11시 20분경 도지사 당선이 확실해진 상황에서 MBC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밝은 표정으로 당선 소감을 말하던 그는 "선거 막판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는데, 앞으로 도지사가 되시면…"이라는 아나운서의 질문을 받자마자, "네 감사합니다. 잘 안 들리는데요,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동문서답을 한 뒤 귀에 꽂았던 '인이어'를 거칠게 빼버렸다.
  • ◆ 스캔들 연달아 묻자 '버럭' 짜증

    사실 박 센터장이 밝힌 것 외에도 선거 캠프에서 포착된 비하인드 스토리가 또 있다.

    13일 오후 당선이 확실시되자 방송사 십여군데로부터 이재명 당선인에 대한 인터뷰 요청이 쏟아졌다. 이 당선인은 당연히 기쁜 마음으로 모든 요청을 수락했을 터.

    문제는 질문 내용이었다. 담당 취재진이 당선 소감과 더불어 김부선과의 스캔들 논란을 빼놓지 않고 물어봤던 것.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질문이 이어지자 결국 이 당선인은 "TV조선은 이런 것만 관심있냐"며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 당선인은 JTBC 취재진에게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진이 "책임질 부분에 대해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하겠다는 의미인가"라고 묻자, 그는 "저는 그런 얘기한 일 없는데요.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이라는 가정을 해서 말한 적 없습니다.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가 봐요?"라고 답했다.

    당시 현장 취재를 맡았던 JTBC 취재진은 "이후 이 당선인은 대변인에게 나머지 인터뷰를 안 하겠다고 말했다"며 "대변인이 (그래도 인터뷰를 하라고) 설득하자 엉뚱한 질문이 나오면 인터뷰를 끊어버리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어진 MBC와의 인터뷰에서 이 당선인은 실제로 '인터뷰를 끊어버리는' 초유의 방송 사고를 내고 말았다.

    방송 이후 '인터뷰 셀프 중단' 논란이 빚어지자 이 당선인은 이튿날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시간이 지나고 나니 제가 좀 지나쳤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어제 인터뷰 보고 실망한 분들이 많으신데요. 시간이 지나고 나니 제가 지나쳤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이 당선인은 "굳이 변명하자면 사실 언론사하고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를 하자고 약속을 했는데, 단 한 군데 예외도 없이 과거 얘기나 근거 없는 이야기를 해서 제가 언짢았었다"고 말했다.

    "안 하겠다고 하고 절대 안 하겠다고 약속해놓고 또 다시 그러고‥. 심지어는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이 당선인은 "제가 부족했고, 같이 모시는 분들에게 미안하다"며 "함께 어려운 환경 넘어왔으니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넘어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다 제 부족함입니다. 같이 모시는 분들에게 미안합니다. 수양해야죠. 결국 여러분과 함께 이 어려운 환경을 넘어왔으니,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정말로 여러분에게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 뉴데일리DB / MBC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