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미북 합의문, 역사적 사건이 아닌 '역사적 사기' 행각이 될 가능성 염두해 둬야
  • 역사적이고 세기적이라고 세계가 흥분했던 ‘미북 정상회담은’ 막을 내렸고, 그들이 도출한 '공동합의문'이 발표되자 두 갈래의 반응이 나왔다. 하나는 긍정적인 반응으로써 한반도의 평화 및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첫걸음을 떼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래의 목표에서는 멀리 떨어진 미흡하다는 부정적(否定的)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 입장이 대체적인데, 원래의 회담 목적이나 성격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무기의 해체"(CVID)를 위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으로부터 이에 대한 단 한마디의 언급도 찾아볼 수 없고 또한 공동합의문에도 명시(明示)된 바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공동합의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막연한 개념만으로 채워져 있다.

    그것은:
    1. 미국과 북한의 갈망하는 바에 따라서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2. 한반도의 평화체제구축을 위한 노력과
    3. 4·27 판문점 선언에 따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
    4. 북한에 남아있는 전쟁포로 및 실종군인의 유해발굴과 송환을 즉시(Immediate)로 한다는 것이다.

    ◆ '북한의 뜻'대로 된 지극히 빈약하고 졸속한 합의문 
  • 그동안 미국이 주장한 바는 '한반도의 비핵화'보다는 '북한의 비핵화'라는데 초점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CVID를 이룩하기 위해서라면 '리비아식 방법'으로 북한의 핵과 핵 시설을 미국의 핵 연구소인 테네시주의 오크릿지(Oakridge)로 반출해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십분양보하여 '트럼프식 해체'라는 누그러뜨린 방법으로서 CVID를 주장했던 것이다.

    이에대해 북한은 단계별 해체 방법을 주장해왔었다. 이것도 미국으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미국은 그 후에 판문점에서 양측 실무팀을 가동하여 정상회담의 의제를 조율하였고 마지막 싱가포르의 현장에서까지 의제 조정을 하면서 합의문 협상했는데, 결국은 지극히 빈약하고 졸속한 합의문을 내어놓았다.

    이것은 13년 전의 ‘9·19 성명’(2005년)보다도 나약한 것으로 표출되었고, 영문으로 말한다면 영어단어 431개의 나열에 불과한 졸속한 문서가 된 셈이다.

    미국의 조야에서는 대부분 인사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대와 비판을 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회담 진전에 따라서 상당한 걸림돌이 등장할 것이 예견된다.

    한마디로 말하면 북한의 뜻대로 되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와의 마지막 조율과정에서도 저들 협상술의 최대 장기인 '벼랑 끝 전술'(Blackmanship Tactics)을 구사했다고 판단된다.

    ◆ 1992년 이래 북한과의 모든 회담이나 합의는 속임수의 연속

    우리가 긍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넓은 도량으로 앞으로의 회담 진행 과정을 지켜본다는 것이지만 이 또한 순탄치 않다는 사실을 직감(直感)할 수 있게 된다.

    우선 트럼프 자신의 밝힌 바와 같이 1992년 이래 북한과의 모든 회담이나 합의는 속임수의 연속이었다는 사실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민주당 정치인(政治人)들은 싱가포르 회담에 앞서 '북한을 타락시키지 말라'(Do not spoil historic opportunity with N.Korea)고 경고한 바 있다.(못된 버릇을 길들이면 안 된다는 뜻)

    김정은과 직접 대면한 자리에서 그동안의 모든 불법적 행위를 잘 지적하고 가르치라는 주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6·12 회담'에서 오히려 그 나쁜 버릇을 인정해 주었거나 면죄부를 주고 아부성 행동을 보여줬다는 의미에서 트럼프의 신용도는 하락하였다고 할 수 있다.

    서둘러서 합의를 할 만큼 미국이 절박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북한이 절실히 필요한 체제보장(體制保障)을 위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대거 양보하고 오히려 북한에 '아부했다'(Flattered)는 비판까지 쏟아진 정도의 것이었다.
  • ◆  ‘체제보장’은 원래 자국의 몫

    ‘체제보장’은 원래 자국(自國)의 몫이지 타국(他國)에서 보장할 성격은 아니다.

    도대체 북한의 체제가 어떻길래 미국이 보장해줘야만 하는가? 그것도 북한이 1954년 이래 김일성의 주도하에 핵 개발을 시작해서 핵 개발의 완성에 달했다는 2017년 12월 31일까지, 적어도 63년간에 걸친 세계에서 가장 가공할만한 무기와 그들의 체제를 맞바꾸려 한단 말인가.

    두말할 것도 없이 트럼프 자신이 언급한 바 있는 "지구상(地球上)에서 없어져야 할 체제"라는 사실을 자인(自認)하고 있었기 때문에 '체제와 핵'을 교환하려 한 것이었다.

    북한체제는 세습체제, 독재체제, 일당 수령체제라는 이 지구상에는 하나밖에 없는 체제를 형성(形成)하고 있다.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는 국명(國名)은 허상일 뿐이다. 민주주의 체제도 아니고, 인민을 위한 체제도 아니고, 더더욱 공화(Republic System)체제도 아닌 그저 '김씨 왕조(金氏王朝)'일 뿐이다. 정치학적으로 말하면 '세습적 군주체제'(Monarchist Regime)인 것이다.

    ◆  북한은 공포정치만 있는 전체주의 국가

    그들의 헌법 63조에는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에서 공민의 권리와 의무는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라는 집단주의 원칙에 기초한다’는 조항이 바로 그것을 설명하고 있다.

    이 조항에서 말하는 집단주의(集團主義)는 원래 경제적 측면에서 생산수단의 효과적인 방법으로써 집단적 노동력을 위한 집단주의(Collectivism)이지,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One for whole)나,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Whole for one)라는 것은 독재자를 위한 절대복종으로써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체주의(全體主義: Totalitarianism)인 것이다.

    이러한 전체주의하에서는 ①독재적 통치 ②일당 노동당 통치 ③공포와 감시 ④언론 통제 ⑤선전·선동과 학습 ⑥자유의 부재 등의 공포정치만 있을 뿐이다.

    세계의 여론이 그렇게 인지하고 있고, 미국이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 북한이며 그 독재자이기 때문에 2015년에 대북 군사작전의 원칙이 ‘작계(作計)-5015’로 정해져 '김정은의 멱을 따오는'(머리를 베어오는) 미국의 특수부대까지 한·미 군사훈련 속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 ◆  역사적 사건이 아닌 '역사적 사기' 행각이 될 가능성

    트럼프는 한미 군사훈련마저도 중지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금번의 싱가포르 공동합의문에서 이러한 북한체제를 인정(용납한 채)하고 국교 관계도 없는 북한과 나란히 대담하고 그 체제를 보장(Guarantee)하는 각종 약속을 했을 뿐, 북한의 핵을 제거한다는 조항은 없고 ‘판문점 선언’으로 대체했다는 사실 때문에 미국의 조야는 물론 세계의 평화(平和) 애호가들로부터 또 한 번 속는다는 안타까움마저 가중되고 있다. '큰 교섭'(The big Negotiation)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주저앉고 말았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더욱 염려되는 것은 김정은은 결코 혼자가 아니고 시진핑, 푸틴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의 비호를 받고 있고 NAM(비동맹국 운동)과 아랍권의 세력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속아온 지난 25년보다도 훨씬 강한 세력의 지원 하에서 시간을 끌며 트럼프 행정부의 속을 태우다가 트럼프의 임기를 넘기고 '돈만 따먹는' 경제지원과 발전의 이득만 챙기고 끝장날 가능성마저 놓여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사건이 아닌 '역사적 사기' 행각이 될 것을 염두에 두고 주도면밀한 계획을 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는 ‘싱가포르 효과’에 크게 힘을 입어 전쟁의 종전선언이라든가 북한의 위협이 없어지고 평화가 곧 이루어질 것이라는 '신기루' 같은 막연한 기대를 걸고 문재인 정권의 단단한(?) 입지를 만들 수 있는 6·13 선거에서 대승리를 안겨주었다.

    ◆  적화통일 길로 매진할 가능성 매우 커

    이러한 좌파정권의 승리는 좌파정권의 장기 집권을 가능케 하고, 미국과 북한과의 회담이 계속되는 동안 자유대한민국의 건국 이념(理念)을 없애고 사회민주주의로 변신하여 북한과의 ‘낮은 단계의 통일방안’, 즉 고려연방제통일을 꾀함으로써 이른바 적화통일(赤化統一)의 길로 매진할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북한은 최근에 이르러서 위장평화 공세를 강화하면서 ‘자유통일론’(미국 배제)과 ‘조선식 사회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마치, 변온동물인 개구리가 계속하여 끓는 물이 채워지는 줄을 모르고 처음의 따스함의 기분 좋은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처럼, 자유대한민국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자각(自覺)을 해야 한다.

    트럼프는 우리의 운명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성공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고 우리들의 운명을 우리가 타개해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