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뜻에 따라 연합훈련 중단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연습하며 전력공백 없애야
  • ▲ 지난 12일 美北정상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 중인 트럼프 美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2일 美北정상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 중인 트럼프 美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싱가포르 美北정상회담 이후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드세다. 북한전문매체 美38노스는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한다면 다른 방식으로라도 훈련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38노스’는 13일(현지시간) ‘한미군사연습 중단: 그 생각이 부상했다’는 칼럼을 통해 한미연합훈련이 왜 중요한지 강조했다.

    ‘38노스’는 트럼프 美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나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연합훈련은 ‘부적절’하므로 중단하기로 했으며 거기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한 뒤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과 더 이상 연합훈련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미군 전략자산, 즉 B-1B 랜서, B-2 스피리트, B-52 스트래토포트레스 등의 전략 폭격기,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 핵탄두 탑재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SSBN) 등을 한미연합훈련에 출동시키는 것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데는 ‘38노스’ 또한 동의했다.

    ‘38노스’는 이어 “미군 전략자산의 전진 배치는 한미연합훈련의 성격을 보다 공세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북한과 정상적인 관계로 나아가는 것을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 양립이 어렵다”고 지적하면서도 대부분의 한미연합훈련은 전략적으로는 낮지만 정책적으로는 높은 단계의 필요성에 따라 만들고 실행되므로 훈련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2016년 8월 실시했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실제 병력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지휘소에서 지도를 놓고 시뮬레이션을 하는 훈련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6년 8월 실시했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실제 병력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지휘소에서 지도를 놓고 시뮬레이션을 하는 훈련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미연합사령부가 예하 부대들의 임무를 조정하고 정보가 원활히 흐르게 만드는 등 ‘지휘통제(C2)’ 기능을 강화해 모든 단계와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키우는 것이 연합훈련의 핵심 목적이라는 것이 '38노스'의 지적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한미연합훈련 비용은 비싼 것이 아니며, 북한이 과거 한미연합훈련을 인지한 뒤에도 이를 용인했다며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는 방어적 성격의 연합훈련은 필요하다고 '38노스'는 강조했다.

    ‘38노스’는 “사실 한미연합훈련을 계속 실시해도 북한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면서 한국과 미국이 연합훈련을 계속 실시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한 부분, 즉 운동선수가 경기에 나가기 전에 계속 연습을 하고 코칭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런 연합훈련은 ‘게임’이 아닌 전쟁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고 필요한 ‘연습’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의 우려를 인식한 듯 ‘38노스’는 기존의 한미연합훈련과 달리 조용한 ‘연습’을 시행할 수도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즉 한미연합사가 컴퓨터를 통해 실제 병력을 동원하지 않고 지도상에서만 움직이는 지휘소 훈련(CPX)를 사단급 이하 작전 부대별로 실시하고 이를 언론이나 대중들에게 알리지 않는 방법이다. 이는 매년 3월 중에 열리는 ‘키 리졸브’ 훈련과 사실상 차이가 없다. ‘38노스’는 이런 CPX를 한국군이나 미군 단독 또는 한미 양국 연합으로 실시하면 양국 부대의 지휘통신 역량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독 훈련일 경우 서로를 잘 관찰하면서 배워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8노스’는 “윌리엄 페리 前 국방장관이 말했듯이 북한과 협상을 하려면 강한 막대(채찍)와 매력적인 당근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려는 것은 북한에게 분명 매력적인 당근인 것은 맞지만 북한이 자신들의 의무를 다하지 않을 때를 대비해 강력한 막대도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