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 박원순-이재명 급부상… 靑, 압승하고도 '냉가슴'

차기 대권 주자로 '비문' 박원순-이재명 거론… 선거 압승해 '적폐 청산' 프레임 쓰기도 어려워져

임재섭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6.14 13:54:43
▲ 문재인 대통령이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정부가 지난 13일 치른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지만 정작 청와대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몰표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청와대의 책임감은 더욱 무거워졌지만, 선거 면면을 보면 비문 성향의 여권의 정치인들이 차기 대선후보로 약진하면서 껄끄러워진 부분 또한 적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실시된 제7회 전국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석 중 14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했다.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12석 중 11석을 싹쓸이해, 원내 장악력도 높였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게는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하는 결과였다. 당초 여권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러 악재들이 겹쳐 막판까지 불안감을 떨치기 어려웠다.

선거 초반부터 필명 '드루킹' 김동원씨가 구속되며 상처를 입었던 여권은 선거 막판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여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에 휘말렸다. 급기야는 선거 전날인 미북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까지 언급하는 등 위험한 상황도 있었다. 거듭되는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야당과 현격한 격차를 벌린 것이다.

이같은 선거 결과는 문재인 정부가 지방선거 이전부터 준비해온 개각에도 청신호가 켜졌음을 의미한다. 굵직한 국책 사업들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근 "지방선거 이후 부분 개각과 관련해 청와대와 이미 기초 협의를 했다"고 했고, 청와대 역시 일찌감치 여권의 여러 인사들이 지방선거를 준비하면서 공석이 된 부분을 보충하는 과정에서의 조직개편을 예고한 상태다.

◆선거 압승했는데… 메시지 낼까 말까 고민중

하지만 청와대는 14일 오전까지도 내부적으로 지방선거 압승에 대한 메시지를 낼지, 내지 않을지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꼭 지방선거 메시지를 내야 하는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청와대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가 단순히 '표정관리' 차원을 넘어 불편한 부분도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선거는 겉으로는 민주당의 승리였지만 들여다보면 차기 대권구도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 선거로 해석된다. 친문계열에서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당선됐지만, 비문으로 분류되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나란히 당선돼 대권후보 반열에 올랐다. 만일 이들이 '자기 정치'를 할 경우 높은 의석수을 지니고도 청와대의 구상과는 다르게 흘러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한 '적폐청산 프레임'을 더 이상 쓰기 어렵게 됐다는 점도 청와대의 고민일 수 있다. 국민이 전국 단위 선거에서 표로 정부에 힘을 실어준 이상, 이후부터는 지난 정부를 문제삼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 총선이 2년 뒤에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총선은 문재인 정부의 평가 성격이 짙을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임기 중반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상황이다.

◆적폐청산 프레임도 쓰기 어려워

나아가 문재인 정부로서는 평창 동계 올림픽부터 미북정상회담까지 외교일정에 주력했던 만큼 경제현안과 민생에서도 성과가 필요하다는것도 문재인 정부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가계소득동향점검회의에서 "하위 20%(1분위) 가계 소득 감소 등 소득 분배의 악화는 우리에게 매우 아픈 지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는 지방선거와 관련한 입장을 낼지 여부를 늦어도 오늘 안에 결론 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입장 낼지 여부는 조금 더 논의할 것"이라며 "이후 브리핑 때 말씀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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