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親文 vs 非文 대결구도…홍준표 운명은 경기·충남·경남에 달려
  • 서울시 어느 한 지역에서 6·13 지방선거 벽보를 붙이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서울시 어느 한 지역에서 6·13 지방선거 벽보를 붙이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6·13 지방선거를 2일 앞둔 가운데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정치권 지형이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정계개편의 척도가 될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 내 중론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추미애 대표 체제가 막을 내리고 8월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다.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체제 유지, 조기 전당대회, 비대위 체제까지 지방선거 성적표에 따라 복잡한 전개 과정이 예상된다. 

    또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군소 정당'의 운명이 어떻게 되느냐를 놓고 야권 재편의 방향도 뒤틀릴 수 있다.


    ◆ 더불어민주당, 친문(親文) '독점'이냐, 비문(非文) '견제'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도부 변화가 예고돼 있다. 8월이면 추미애 대표의 임기가 끝나고 새로운 대표를 뽑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친문 세력을 기반으로 대표직을 거머쥔 추 대표는 비교적 문재인 정부에 코드를 잘 맞추며 무난하게 당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하지만 지나치게 '존재감 없는 여당'을 자처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런 가운데 과연 차기 당권을 '친문' 진영이 가져갈 것인지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5월 홍영표 원내대표가 선출됨에 따라 친문의 영향력은 다시 한 번 입증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 대표마저 친문이 가져가게 될 경우 사령탑이 모두 친문에 의해 '독점' 되는 상황이 빚어진다. 이에 원내지도부를 친문이 가져간 만큼, 당 지도부는 중량감 있는 중립적 인사가 이끌어야 된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현재 당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만 해도 10여명에 달한다. 7선의 이해찬 의원의 도전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5선의 이종걸·이석현 의원과 4선의 김진표·박영선·송영길·설훈·안민석 의원, 그리고 3선 이인영, 재선 박범계, 초선 김두관 의원 등이다.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권토중래할 최재성 의원 역시 강력한 대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과연 누가 당권을 쥘 것인지는 지방선거 결과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가 '친문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 

    대표적 친문 인사인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비문으로 분류되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 등의 당락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성향의 후보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생존하느냐에 따라 민주당원들의 여론 역시 요동칠 전망이다.


    ◆ 경기·경남·충남에 운명 달린 홍준표…잰걸음 들어간 중진들

    자유한국당의 경우는 보다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다. 

    사실 홍준표 대표의 임기는 아직 1년 넘게 남아 있다. 원칙상 홍 대표는 내년 7월까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미 홍 대표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6곳 승리에 실패할 경우 당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임을 약속했다. 게다가 당 안팎으로 불거지는 이른바 '홍준표 비토 여론'도 만만치 않아 지방선거 성적이 저조할 경우 조기 사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국 홍 대표의 '생존'은 일부 지역에서의 선거 결과에 달려있다. 현재 자유한국당의 안정적 우세 지역은 대구와 경북(TK)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홍준표 대표는 여전히 자신감 있는 표정이다. 최근 여배우 스캔들과 형수 욕설 파문 등으로 위기를 맞은 이재명 후보의 경기,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경수 후보의 경남, 그리고 이인제 후보가 출마한 충남 등에서 막판 역전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표정이다. 

    본인이 약속한 6석을 미처 채우지 못하더라도 만약 경기, 충남, 경남에서 한국당이 승리할 경우에 홍 대표의 퇴진 여부도 쉽게 단정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그만큼 한국당이 힘든 선거를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약속한 6석을 못 채워 물러나더라도 경기, 경남, 충남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홍 대표는 '재신임'을 묻기 위해 전당대회에 재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지방선거 이후 보수대통합'의 기치를 내걸고 일찌감치 출마를 시사해온 당 대표 후보군들은 이미 잰걸음에 들어간 상태다. 

    "분열된 보수를 통합시키고 보수를 재건하겠다"며 사실상 당권 경쟁에 나설 것임을 암시한 김무성 의원은 물론 나경원·정우택·심재철 의원 등 중진급 이상 후보군들이 조기 전당대회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장외 인사인 황교안 전 총리, 이완구 전 총리, 오세훈 전 시장, 그리고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문수 후보 등도 차기 당권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점쳐진다. 


    ◆ 존재감 없는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헤쳐모일까?

    군소정당들의 운명 역시 지방선거 이후 상당한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3당 구도로 시작한 20대 국회가 현재는 4당 체제로 유지되고 있지만, 이미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려오는 형국이다. 

    바른미래당의 경우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득표율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따라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만약 안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 결과 '3등'에 머물 경우 바른미래당의 존재감은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출신과 국민의당 출신의 재분열도 불가피해보인다. 

    이미 공천을 두고 한차례 내홍을 치른 안철수-유승민 두 인물 간의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거 새누리당 출신의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의 동요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호남을 지역기반으로 하는 민주평화당의 경우, 되도록 많은 후보들을 호남에서 당선시켜야만 하는 상황이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집권 여당에 밀릴지언정, 광역 의회 및 기초 단체장, 기초의회 선거에서만큼은 존재감을 과시해야만 당이 존속될 수 있다는 기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의미있는 숫자의 호남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할 경우 민주평화당의 존재 위기는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