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스캔들' 경기지사 요동… '이부망천' 인천시장 흔들… '드루킹' 경남지사도 관심
  • ▲ 6·13 지방선거를 12일 앞둔 1일 오전 서울 중구 퇴계로에서 한 시민이 서울시장 후보 벽보를 살펴보고 있다ⓒ뉴데일리 DB
    ▲ 6·13 지방선거를 12일 앞둔 1일 오전 서울 중구 퇴계로에서 한 시민이 서울시장 후보 벽보를 살펴보고 있다ⓒ뉴데일리 DB
    6·13 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당·후보들도 마지막 표심 잡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정부여당의 높은 지지율 속에서 치러져 야당 입장에서는 다른 때보다 어려운 선거가 예상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세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막판 뒤집기를 꾀하고 있다.

    ◆ 洪 "판 뒤집을 수 있다"… 부동층 표심에 당락 달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이번 선거의 핵심 승부처인 경남 진주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열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김경수 후보가 경남의 운전대를 잡는다면 지역 경제를 획기적으로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습관처럼 하던 선택을 이제 다른 선택으로 옮겨 봐달라"고 표심을 공략했다. 추 대표가 경남을 찾은 것은 지난 2일에 이어 두 번째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같은 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선거 후반 판세 분석회의를 열고 막판 뒤집기 전략을 논의했다. 홍준표 대표는 "사전투표율이 20%를 넘었다는 것은 과거와 달리 저희 지지층이 사전 투표장으로 상당히 많이 간 것"이라며 "사전투표 결과를 보니 판을 뒤집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홍 대표는 지난 주말 부산과 충남으로 내려가 유세를 하며 집토끼 사수에 전념했다. 

    바른미래당은 같은 날 마지막 선거대책위원회의를 열고, 이번 선거를 통해 거대 양당의 독점 구조를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선대위원장은 "양당이 지방 권력을 독점해왔기 때문에 지역의 미래를 위한 진정한 발전이 어려웠다"며 "썩을 대로 썩은 고인 물은 이제 엎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당 지도부는 영남·호남으로 나뉘어 내려가 동서화합 정신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선 경합 지역에서의 부동층 표심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역별로 지지 정당·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부동층이 적게는 25%에서 많게는 45%에 이른다. 

    부동층의 표심을 놓고 여당과 야당의 해석도 달랐다. 민주당은 부동층이 대세에 따라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한국당은 이들을 '샤이보수'로 보고 투표장으로 이끄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한국당을 전통적으로 지지한 지역의 경우 부동층이 30~40%"라며 "전통적 지지층이 있기 때문에 TK 사수는 가능하고 울산과 경남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 경기 이재명 비토 확산TK·PK·송파을 미워도 다시 한번?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의 막판 분위기는 어떨까?

    '지방선거의 꽃'이라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 민주당 후보가 다소 앞서가는 양상이다. 박원순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김문수 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 후보가 근소한 차로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이다. 야권에선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가 판세를 역전시킬 유일한 변수로 부상했지만 양측은 여전히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 선거에선 돌발 이슈가 연이어 터졌다. 경기도 선거에선 '여배우 스캔들'이 유력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배우 김부선 씨가 직접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의 스캔들을 시인하면서 이 후보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른 것. 이후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토가 확산됐고, 일각에선 '1번(이재명)과 2번(남경필) 사이에 찍어 무효 표를 만들자'는 운동도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경기도 패륜·무상불륜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며 "'정치무상'이라 생각하고 그만 무대에서 내려오라"고 꼬집었다. 

    인천에선 한국당이 곤욕을 치렀다. 당의 입 역할을 했던 정태옥 의원은 방송에서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가고 망하면 인천간다)' 발언으로 인천 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생긴 악재에 유정복 한국당 인천시장 후보와 인천 지역 국회의원들이 공개 사과를 하는 등 성급히 진화에 나섰다. 결국 정태옥 의원은 당 대변인직 사퇴와 함께 한국당을 탈당했다.

    PK(부산·경남) 역시 민주당 후보들이 앞서고 있다. 보수 텃밭이란 말이 무색한 상황이다. 지상파 방송 3사(KBSㆍMBCㆍSBS)가 지난 2~5일 칸타퍼블릭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산에선 오거돈 민주당 후보가 서병수 한국당 후보를 앞서고, 경남에선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김태호 한국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제쳤다. 문재인 대통령의 심복으로 불리는 김경수 후보는 '드루킹 게이트' 연루 의혹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에 타격이 없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다만 "PK에는 전통적 보수 지지층이 많아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결과를 속단해선 안 된다"는 평가가 많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는 유일하게 한국당이 우위를 점하는 지역이다. 대구에서 권영진 한국당 후보는 임대윤 민주당 후보를, 경북에선 이철우 한국당 후보가 오중기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TK의 경우 부동층 비율이 높아 판세 유동성이 높고, 후보자 간 격차가 10%p 이내에 있어 선거 막판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예상된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경우 민주당이 12곳 중 11곳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대 격전지는 '송파을'이다. 인물 경쟁은 물론 강남3구의 하나인 송파 점령을 위한 정당 경쟁까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최재성 민주당 후보가 4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고, 배현진 한국당 후보와 박종진 바른미래 후보가 각각 20%, 5% 내외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