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선거' 감안 때 조희연 vs 박선영 사실상 양자구도인천 최순자 선전, 경기는 좌파 분열이 변수
  • ▲ 왼쪽부터 최순자 인천교육감 후보(전 인하대 총장), 박선영 서울교육감 후보(동국대 교수), 임해규 경기교육감 후보(전 국회의원).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왼쪽부터 최순자 인천교육감 후보(전 인하대 총장), 박선영 서울교육감 후보(동국대 교수), 임해규 경기교육감 후보(전 국회의원).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6·13 교육감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선거가 임박했음에도 절반에 육박하는 유권자들이 후보를 모르거나 정하지 못하고 있어 역대 최악의 '깜깜이 선거'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교육감선거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방송3사 공동 조사를 비롯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직인 조희연(서울) 이재정(경기) 후보가 다른 후보들과의 지지율 격차를 20~30% 이상 벌리며 앞서 나가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교육감선거는 정당공천이 금지돼 있는 데다가 기표지에 기호가 없어 속칭 '깜깜이 선거-묻지마 선거'라는 지적을 받았다. 시도지사나 시군구 단체장 선거에 비해 교육감 선거에 대한 유권자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이런 현상은 더욱 도드라진다. “교육감 선거 여론조사 결과 10%P 차이는 차이도 아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우파 성향 유권자들의 응답 회피 경향도, 여론조사 전문가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선거 자체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도 하락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인천에서 두 명의 여성 후보가 출마하면서, '수도권 최초의 여성교육감 당선 여부'도 관심을 받고 있다. 뉴데일리는 역대 교육감선거의 특성을 고려해 수도권 교육감선거 판세를 분석했다.


    서울, 조희연 독주 속…박선영 맹추격, 우파 유권자 집결이 변수


    서울은 재선 도전에 나선 친전교조 성향 조희연 후보의 독주 체제가 선거전 초반부터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범중도우파를 표방한 박선영 후보가 얼굴 알리기에 성공하면서 두 후보 간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모양새다.

    지난 6일 JTBC-한국갤럽이 발표한 차기 서울교육감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희연 후보는 37.8%, 박선영 후보는 17.5%를 각각 얻었다. '안철수 교육멘토' 출신인 조영달 후보(서울대 교수)는 9.1%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지지 후보가 없다'(무응답 포함)는 비율이 35.6%에 달해 어느 후보도 선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위 조사는 서울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815명을 대상으로 6월5~6일 이틀간 실시됐다. 방식은 무선전화면접 83% 유선전화면접 17%였으며 응답률은 18.6%,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은 ±3.4%p다.

    KBS·MBC·SBS 3사 공동 여론조사를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조희연 32.3%, 박선영 10.5%, 조영달 5.1%로 비율상 한국갤럽 여론조사와 큰 차이는 없지만, '지지하는 후보가 없거나 모르겠다'는 응답이 과반을 상회하는 52.1%에 달했다(조사 방법 : 서울시 거주 만19세 이상 남녀 1008명·6월 2일~5일·유선전화면접 16 % 무선전화면접 84 %·응답률14.8%·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방송3사 여론조사는 코리아리서치(서울), 한국리서치(경기), 칸타코리아(인천) 등 3개 여론조사기관에 의해 실시됐으며,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 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조희연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지난달 말 어렵사리 우파 진영의 단일화가 성사됨에 따라 선거가 사실상 '조희연 대 박선영' 양자 구도로 재편됐고, 부동층 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은 변수다.

    2010년 이후 3차례 진행된 역대 서울교육감 선거를 되짚어보면 우파 성향 후보의 득표율은 약 60%로 좌파 성향 후보보다 높았다. 구체적으로는 2010년 우65.6% : 좌 34.4%, 2012년 우 63.0% : 좌 37.0%, 2014년 우 60.9% : 좌 39.1% 등이다. 후보 난립으로 패배한 2010년, 2014년과 달리, 사실상 양자구도로 진행된 2012년에는 우파 진영의 문용린 후보가 여유있는 표차로 당선됐다.


    경기 임해규, 열세지만 '좌파 분열'로 어부지리 가능성


    경기는 현직 교육감인 좌파 진영 이재정 후보가 사전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가운데, 같은 좌파 진영의 송주명 후보(한신대 교수)와 우파 진영의 임해규 후보(전 국회의원)가 추격하고 있다. 

    지난 1일 뉴시스-리서치뷰가 발표한 경기교육감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정 후보는 23.7%, 송주명 후보 14.8%, 임해규 후보 9.3% 순으로, 모름·무응답은 37.4%였다(조사방법 : 경기도 거주 만19세 이상 남녀 1000명·5월 28일~29일·무선 ARS 50 % 유선 ARS 50 %·응답률 2.9%·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6일 발표된 KBS·MBC·SBS 3사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정 23.0%, 송주명 8.9%, 임해규 4.6%이었다. 모름·무응답은 무려 59.6%에 달했다(경기도 거주 만19세 이상 남녀 1000명·6월 2일~5일·응답률 15.3%·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좌파 진영의 두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이재정 후보가 좌파 후보 단일화에 불참하면서 표 분산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일찌감치 우파 진영 단일후보로 선출된 임해규 후보는 좌파교육감 시대를 끝낼 '중도우파 유일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막판 선거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이재정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부동층의 표 쏠림에 따라 여론조사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천, 조사 결과마다 순위 변동...전직 교육감 비리에 대한 유권자 심판 여부 주목  


    이청연 전 인천교육감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면서 무주공산이 된 인천은 좌파 진영 도성훈 후보(전 전교조 인천지부장)와 우파 진영 최순자(전 인하대총장), 고승의 후보(덕신장학회 이사장)의 혼전 양상이다.

    지난 7일 TBS-리얼미터가 발표한 인천교육감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성훈 후보가 23.6%, 최순자 후보가 20.5%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다. 고승의 후보는 10.7%로 두 후보에 비해 다소 뒤쳐져 있다(조사방법 : 인천 거주 만19세 이상 남녀 805명·6월 4일~5일·응답률 4.5%·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

    다만 모름·무응답이 45.2%에 달해, 인천 역시 부동층 표심의 향방에 따라 세 후보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6일 발표된 KBS·MBC·SBS 3사 공동 여론조사를 보면 모름·무응답이 무려 64.5%에 달해 수도권 가운데 '깜깜이 현상'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세 후보 지지율은 각각 도성훈 15.9%, 고승의 10.0%, 최순자 9.5%였다(조사방법 : 인천 거주 만19세 이상 남녀 805명·6월 2일~5일·유선전화면접 20 % 무선전화면접 80 %·응답률18.4%·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p).

    인천 교육감선거는 전임 교육감이 비리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서 치러지는 만큼, 유권자들이 이 사건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도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