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朴 "이재명이 계속해서 말 바꿔"… 이재명 측 "네거티브 마타도어 안타깝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형수 욕설 논란'과 관련해 거짓 해명을 했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뉴데일리>는 7일 이재명 후보의 형수(故 이재선 씨의 아내) 박인복 씨와 직접 만나 "친모 폭행에 화가 나서 형수에게 욕설을 했다"는 이재명 후보 측 주장의 사실 관계를 취재했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내외가 2일 오후 경기 오산시 롯데마트 앞에서 첫 주말 유세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내외가 2일 오후 경기 오산시 롯데마트 앞에서 첫 주말 유세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앞서 이재명 후보는 이재선(형)-박인복 씨 부부가 모친에게 폭언 및 폭행을 가했고, 이러한 사실을 알게 돼 화가 나서 형수에게 전화로 욕설을 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재명 후보가 공개한 성남지청 공소장에 따르면, 그의 친형 이재선 씨의 친모 폭행 논란 시점은 2012년 7월 15일이다. 따라서 이 후보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형수에게 욕설을 한 시점은 그해 7월 15일 이후가 돼야 한다.

    특히 이 후보는 논란과 관련, "이재선 부부는 어머니가 뜻대로 안 움직인다고 폭언하고 급기야 어머니를 때려 입원시켰다"며 "제가 어머니를 왜 때리고 XX 찢는다고 하느냐고 항의하자 앞뒤 다 빼고 '이재명이 형수에게 욕설을 했다'고 뒤집어 씌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형수 박인복 씨는 "이재명 후보로부터 욕설 전화를 받은 날짜는 7월 15일이 아니라 7월 6일"이라고 반박했다. '친모 폭행에 화가 나 그랬다'는 이 후보의 주장은 '형수 욕설' 논란을 모면하기 위해 갖다 붙인 거짓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박인복 씨는 그 근거로 이재명 후보가 〈성남일보〉 편집장 모○○씨와의 고소·고발 과정에서 증거로 법원에 제출한 문서(증제9호증)를 제시했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한 언론사와의 고소·고발 과정에서 법원에 「증제9호증」으로 제출한 문서. ⓒ뉴데일리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한 언론사와의 고소·고발 과정에서 법원에 「증제9호증」으로 제출한 문서. ⓒ뉴데일리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이재명(의뢰자) 후보는 형수와의 욕설 통화를 2012년 7월 6일 했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이재명(의뢰자) 후보는 형수와의 욕설 통화를 2012년 7월 6일 했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이재명 후보가 법원에 증거 채취록을 딴 날짜가 2012년 7월 6일로 돼 있다. 통화 내용도 '막말 논란' 녹취와 일치한다. 

    박 씨는 "이재명 후보가 욕설 통화를 한 날짜는 6월 8~10일 사이고, 그가 7월 6일 증거 채취록을 따 법원에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씨는 "이재명 (후보)가 지금까지 언론에서 한 이야기는 제가 어머니 집에 가서 때리고 욕해서 자신이 욕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7월 15일에는 어머님 집에 저도 있었지만 제 남편이 어머니를 때린 적이 절대 없다"며 "남편이 어머니를 때려 경추부 염좌상을 진단받았다고 하는데, 그날 다치신 건지 다른 날 다치신 건지 알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문제의 15일 당시 이재명 후보에게 들은 욕은 정작 따로 있다"고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이재선 씨 부부가 친모를 폭행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 부부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재선 씨 부부가 새벽 경찰 조사를 받고 돌아오던 중 이재명 후보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이 후보는 "조사 받고 가냐, 이 나쁜 X아, XX 같은 X, 이거 공개해라 녹음해가지고... 칼로 쑤시니까 좋더냐?"라고 막말을 했다. 

    그러나 이재선 씨는 2013년 4월 어머니 폭행(존속상해)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 ▲ 이재명 후보와 박인복 씨가 주고받은 통화 내용. 통화 날짜는 이재명 후보가 이재선 씨 부부를 고소해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오는 16일 새벽 이뤄졌다. ⓒ뉴데일리
    ▲ 이재명 후보와 박인복 씨가 주고받은 통화 내용. 통화 날짜는 이재명 후보가 이재선 씨 부부를 고소해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오는 16일 새벽 이뤄졌다. ⓒ뉴데일리

    박인복 씨는 "형수 욕설 통화가 공개된 이후 이재명 후보가 계속적으로 말 바꾸기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2012년 사건 초기에는 형수에게 막말을 한 적이 없다, 조작된 것이라고 했다가 2014년 지방선거 때는  남편이 시어머니를 폭행해 욕했다고 말을 바꿨다"고 했다. 이어 "2016년 대선 경선 때는 말을 더 부풀려 남편과 제가 어머니를 폭행해서 막말을 했다고 전국 유세를 다니며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했고, 방송에 출연해서는 당시로 돌아가도 똑같이 욕할 것이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인복 씨의 남편이자 이재명 후보의 친형인 이재선 씨는 지난해 11월 폐암으로 사망했다. 부인 박 씨는 "술, 담배도 안 하던 남편을 폐암으로 보낸 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선으로 악을 굴복시키리라는 말 한마디에 의지하며 살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남편이 폐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병수발을 하면서까지 경찰 조사를 받으러 다니는 게 싫어 이재명(후보)에게 서로 고소를 취하하자고 제안했다"며 "과거 이재명(후보)는 먼저 고소를 취하하면 자신도 취하하겠다고 했었는데, 내가 고소를 취하했는데도 남편이 죽은 지금까지 고소를 취하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제 인격이 갈갈이 찢기는 참담하고 비참한 심정을 어찌 다 말하겠습니까? 제가 시어머님을 폭행해 욕했다는 거짓말을 공공연히 지상파에 나와서 하고 있으니 저희 가족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것이 아닌지요?" 

    박 씨는 "저한테 그런 쌍욕을 해놓고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사과 한 번이 없으니 저 또한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라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 한편, 욕설 논란을 둘러싼 박인복 씨의 주장과 관련해 이재명 캠프 김남준 대변인은 "형님 부부의 폭언이 있었고, 이후 형제 간 다툼이 있었고, 폭행이 있었고, 또 다툼이 있었다"며 "한 차례만 있었던 게 아닌데 이것(욕설과 관련한 박씨의 주장)도 일부만 발췌해 왜곡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페이스북에 설명한 일련의 과정을 참고해달라"면서 "이재명 후보의 문자에 대해선 정확히 알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김남준 대변인은 대신 "선거가 정책으로 가지 않고 네거티브와 마타도어로 치중되는 부분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네거티브와 마타도어는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대의 민주주의에 있어 가장 큰 적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