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참패 예상에 울상 짓는 집토끼 결집 극대화… 선거 분위기 'UP'
  •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중앙선대위 위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전투표는 밥상투표'라며 1년전 밥상과 현재밥상을 비교하는 차림표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사진 DB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중앙선대위 위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전투표는 밥상투표'라며 1년전 밥상과 현재밥상을 비교하는 차림표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사진 DB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7일 전국 당원들에게 '사전투표 총동원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전통적으로 좌파진영에 비해 사전투표 독려 비중이 적었던 한국당이 변화하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17개 시·도당원들에게 사전투표 기간인 8~9일에 330만 당원이 각자 유권자 1명씩이라도 데리고 투표에 임해달라는 공지를 내려보냈다.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3주 전에도 각 시·도당에 비슷한 지침을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장바구니 물가 점검' 퍼포먼스를 통해 사전투표를 적극적으로 독려했다. 

    홍 대표는 사전투표율 30%를 넘길 경우 지방선거 로고송인 ‘아기상어(Baby Shark)’에 맞춰 춤을 추겠다고 공약했다. 또 사전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투표 시작일인 8일 송파에서 투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포기 시키려고? 우리는 결집한다"

    그동안 20·30 세대의 지지율이 높은 좌파진영이 적극적으로 사전투표를 독려해온 것과 비교해 사전투표에 대한 관심이 저조했던 한국당이 확 바뀐 것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우선 한국당은 조직력을 통해 선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려는 구상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의 경우 당 조직력이 결정적 역할을 하는 만큼, 집토끼들의 사전투표율을 높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명연 한국당 전략기획부총장은 "지방선거는 기초단체장부터 광역단체장까지 있기 때문에 정비된 조직별로 지지자들을 투표장에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우리는 300만 이상을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이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방송3사가 공동으로 진행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14곳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향후 동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조치기도 하다. 

    김명연 부총장은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 지지층의) 투표를 포기시키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당원들은 결과에 분노해서라도 더 결집하게 된다"면서 "당원들이 별로 없는 곳은 여론조사를 보고 지리멸렬하게 무너지겠지만 우리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을 받아 일찌감치 선거에 대한 기대감을 저버리고 투표장에 나가지 않는 현상이 생길 것을 우려한 조치라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당은 집토끼들의 투표율을 높여 보수층의 최대 결집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사전투표율 功 경쟁... "우리 덕이지"

    또한 사전투표율이 높을 경우 공(功)을 자신들에게 돌리기 위해 사전 경쟁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각 정당 모두 서로 '자신들의 지지층이 투표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는 구실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전투표율은 1시간 단위로 집계된다. 한국당 관계자는 "어느 당이나 우리가 홍보해서 사전투표율이 높아졌다고 하는 게 유리하다"라고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지지층의 표심을 높이기 위해 사전투표율이 20%를 넘으면 여성 의원 5명이 파란 머리로 염색하겠다는 공약을 내놓는 등 사전투표 독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당의 사전투표 독려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지방선거 전날 열리는 미·북 정상회담이 투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 연구소장은 "선거 이슈에 따라 투표 결과가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라며 "2014년 6.4 지방선거 때도 세월호 사고로 인해 투표율이 높아졌었다"라고 설명했다. 

    엄 소장은 "그러나 사전투표는 본투표때 투표를 못 하는 사람들의 투표를 유도하는 분산투표의 성격이 크다"라며 "사실상 지지층 결집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