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니시 교토대 교수 “지금 모든 상황, 김정은 계산대로 움직여”
  • 미일 언론들이 미북 회담 교섭의 현재 상황이 북한의 의도대로 끌려가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6월 3일 워싱턴 발 기사에서, 12일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단기간 내 비핵화 요구 대신 장기교섭 모드로 전환 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며, ‘교섭의 달인’을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정부들처럼 북한의 비핵화 교섭 전략에 말려들어 실패하는 것이 아니냐는 미국 언론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쿄토대 나카니시 히로시 국제정치학 교수는 6월 1일 산케이 신문의 ‘북한의 교섭력을 경시하면 안 된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국제사회가 지금까지 북한에 대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최대 원인은 북한의 교섭력을 경시했기 때문이며, 이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중심의 현실주의 외교론자인 나카니시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취소 편지까지는 대체로 예상된 일이며, 그 후 북한의 양보를 받아낸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보다 교섭력이 한 수 위로 보이지만 실은 이 모두가 북한의 계산 하에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북한 외무성 고관들의 강경발언은 미국 내 강경파와 온건파의 이간책이며, 김정은과 시진핑 주석의 중국 다롄 회담은 미국이 중국을 의심하게 만드는 또 다른 이간책이라며, 김여정의 평창올림픽 파견, 한국과 중국 정상과의 두 차례에 걸친 회담, 폼페오 국무장관의 두 차례 방북을 성사시키는 등의 외교 연출력이 있는 북한이 불과 몇 개월짜리 경제 제재와 트럼프의 강경 발언으로 무릎을 꿇을 나라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미북 교섭이 결렬되더라도 제재강화나 군사옵션을 행사하는 것이 작년에 비해 점점 어려워져가고 있다며, 북한이 CVID를 받아들이더라도 그 실행에 10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계속 제재를 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결국 북한에의 제재완화와 평화체제 이행을 동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6월 2일자 분석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북 핵위기 관리 실패를 교훈삼아야 한다며, 클린턴처럼 어설픈 합의를 본다면 김정은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환경이 조성될 때 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핵개발로 재빨리 전환하는 선대 지도자들의 연극(play)을 그대로 답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