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핑이냐 묘수냐?… 홍준표 "9곳 승리" 주장

친홍(親洪), 지방선거 앞두고 '홍준표 지키기' 올인… "당권 경쟁 염두에 둔 것" 해석도

윤주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6.01 18:48:35
▲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31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13 지방선거에서 '최대 9곳의 광역단체장 승리 가능성'을 언급했다. 당초 홍 대표가 내건 '6곳 승리'도 힘에 부쳐 보이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홍 대표가 갑자기 던진 '폭탄 발언'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하다. "근거없는 과장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나름의 수치에 기반한 전략적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홍준표 대표의 측근들은 '엄호 사격'에 나서는 분위기다. 정우택 전 원내대표와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의 '공개 저격'에 대한 반격이다.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지도부 흔들기'를 차단하고 최대한 홍 대표를 중심으로 보수 결집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9곳 승리 가능하다는 홍준표 대표 주장, 과연 신빙성 있나?

지난 30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홍준표 대표는 "영남권 5개 광역 단체장과 그 다음으로 이긴다고 판단하는 곳으로 충남, 대전, 그 다음에 강원, 경기,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9곳의 광역단체장 선거 승리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당초 홍 대표는 "6곳의 광역단체장 선거를 이기지 못할 경우 사퇴하겠다"며 사실상 거취 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대구와 경북, 부산, 울산, 경남 등 우세지역 5곳에 다른 한 곳까지 더해서 6곳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국당이 우세지역으로 여기던 부산·울산·경남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6곳 승리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텃밭 중 텃밭인 대구에서도 표심이 흔들린다는 불안감이 한국당을 엄습한 상태다. 

그런 상황 속에서 홍 대표는 오히려 기대치를 '상향 조정'했다. 홍 대표가 내건 근거는 바로 당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 결과였다. 홍 대표는 "시중 여론조사 결과는 믿기 힘들다"면서 당내 조사에 대한 신뢰도를 강조, 실제로 투표장에 나올 보수 표심은 더 많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홍 대표의 주장을 둘러싸고 시각은 엇갈린다. 일단은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정두언 전 의원은 tbs 교통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홍 대표의 발언을 두고 "ARS, 여의도연구소 ARS가 고장 났던가, 또 하나는 홍준표 대표가 지금 어차피 질 거 그냥 속된 말로 뻥이나 좀 치고 지자, 그런 것 아닌가 싶은데요"라며 조롱했다. 홍 대표의 발언을 단순 '과장'으로 치부하는 이들은 당내에도 있다. 반면 홍 대표의 주장이 전혀 근거없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자체 조사 결과를 보면 시중 여론조사에 비해 한국당 지지층이 더 높게 나오고, 시중 여론조사에서는 20%p 넘게 차이나지만 자체 조사에선 경합 지역인 곳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의외의 지역들이 몇 군데 있어서 당내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며 조심스럽게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아무래도 보수층이 투표 자체를 포기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보니, 홍 대표가 투표장으로 보수층을 이끌어내기 위해 전략적으로 발언한 것일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 목소리 높이는 친홍(親洪), '홍준표 지도부' 지키기 총력

홍준표 리더십을 둘러싼 당내 내홍이 '2차전'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이른바 '친홍' 계파로 분류되는 측근들은 직접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정우택 전 원내대표는 홍준표 대표를 겨냥, "당 지도부가 진정으로 애국·애당심을 갖고 있다면 '백의종군'의 자세로 헌신할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고 '공개 저격'을 했다. 

이어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는 "정우택 의원의 진정어린 충정을 '개소리'로 치부하는 참을 수 없는 입의 가벼움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가세했다. 

홍준표 대표는 공개적으로 정우택 전 원내대표 등에 반박을 내놓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홍문표 사무총장, 강효상 당대표 비서실장, 장제원 수석대변인 등 이른바 '친홍(親洪)' 라인이 진형을 갖춰 엄호에 나선 모습이다. 

친홍의 맏형격인 홍문표 사무총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참 무책임하다"며 "자기 지역도 못 챙기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참 철부지 같은 행동"이라고 정우택 전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강효상 당 대표 비서실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를 겨냥했다. 강 의원은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는 홍 대표의 발언에 대해 '충청인 모멸감' 운운하며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터무니없는 비난을 했다"며 "대표가 비판하는 특정 대상이 영남사람이면 영남인 전체를 무시하는 것이고, 호남사람이면 호남 전체를 무시한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우택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차기 당권도전 의도는 당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결국 지방선거를 망치게 해 그 책임을 물어 홍 대표를 물러나게 하려는 얕은 술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의 '입'인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선거가 보름남짓 남은 시점에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는 이유는 '지방선거가 망하기를 바라며 차기 당권 선점을 위한 명분쌓기'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정우택 의원이) 지난해 말 원내대표로서 여당의 법인세 인상을 막지 못하고 방관·동조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이로 인해 자유한국당이 보수의 가치를 포기했다고 국민의 큰 비판을 받았던 예산파동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홍 대표가 9곳 광역단체장 승리 자신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측근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나서서 '홍준표 엄호'에 나서는 것은 결국 지방선거까지 현 지도부를 굳건하게 지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방선거 이후 촉발될 당권 경쟁에 있어서도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치러질 수도 있는 조기 전당대회에 다수의 후보군이 출마를 가시화하고 있어, 다자구도 전당대회에서 홍 대표의 거취도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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